퐁피두센터 한화, ‘큐비즘’으로 문 연다...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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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센터 한화, ‘큐비즘’으로 문 연다...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투데이신문 2026-06-19 14:08: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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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포스터 [이미지제공=한화문화재단]
전시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포스터 [이미지제공=한화문화재단]

【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20세기 현대미술의 출발점으로 평가되는 ‘큐비즘’을 중심으로 미술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전시가 열렸다.

퐁피두센터 한화는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을 지난 4일부터 10월 4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별관에 위치한 퐁피두센터 한화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개관 전부터 주목받았던 이번 전시는 한화문화재단과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파트너십 아래 선보이는 첫 번째 프로젝트다.

전시의 주제인 ‘큐비즘’은 입체주의를 뜻한다. 그동안 사물을 하나의 시점에서 보이는 그대로 재현하던 전통 회화와 달리, 여러 시점에서 바라본 대상을 하나의 화면에 재구성한 미술 사조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변화한 근대인의 새로운 시각 경험을 반영하며 20세기 미술의 전환점을 만든 조형 언어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는 파리 퐁피두센터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큐비즘이 태동한 1907년경부터 192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전개 과정을 폭넓게 조망하며 피카소와 브라크를 중심으로 한 초기 실험을 비롯해 분석적 큐비즘, 오르픽 큐비즘, 살롱 큐비즘, 전쟁 이후 변화한 양상까지 하나의 흐름 안에서 살핀다.

전시에는 총 54명의 작가가 제작한 112점의 작품이 준비됐다. 퐁피두 컬렉션에서는 파블로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 페르낭 레제, 후안 그리스, 로베르 들로네 등 큐비즘을 대표하는 작가 43인의 작품 91점에 더해 국내를 대표하는 김환기, 유영국, 박래현, 이수억, 함대정 등 한국 근현대 작가 11인의 작품 21점이 함께 소개된다.

전시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내부 전경 ©투데이신문<br>
전시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내부 전경 ©투데이신문

특히 이번 전시는 큐비즘을 특정 작가나 회화 양식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지역과 그룹, 매체의 실험이 교차한 국제적 예술 운동으로 바라본 것이 특징이다. 회화뿐 아니라 조각, 드로잉, 디자인, 아카이브 자료 등을 함께 구성해 큐비즘이 동시대 문화 전반의 감각 체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전시는 총 9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새로운 언어의 탄생: 큐비즘의 시작 1907–1908’에서는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미술, 폴 세잔의 회화가 큐비즘의 출발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본다. 이어 ‘형태와 공간의 해체: 분석적 큐비즘 1909–1911’에서는 피카소와 브라크가 하나의 시점에 의존한 전통적 재현 방식을 해체하고 여러 방향에서 바라본 형태와 공간을 재구성한 과정을 소개한다.

‘대중과 마주하다: 살롱 큐비즘 1910–1913’에서는 큐비즘이 작가들의 작업실을 넘어 파리의 주요 살롱 전시를 통해 대중과 만난 흐름을 다룬다. 로베르 들로네, 알베르 글레이즈, 페르낭 레제, 장 메챙제 등은 대형 회화와 장식적 구성, 서사적 주제를 통해 큐비즘의 가능성을 확장했다.

색채와 리듬, 움직임에 주목한 ‘색채, 리듬, 추상: 오르픽 큐비즘 1912–1914’ 섹션에서는 로베르 들로네, 소니아 들로네, 프란티셰크 쿠프카, 프랑시스 피카비아 등의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현실의 직접적인 재현에서 벗어나 색채의 진동과 시공간의 움직임을 화면에 담고자 했다.

이후 전시는 콜라주와 파피에 콜레를 통해 현실의 사물을 회화 안으로 끌어들인 ‘현실의 재구성: 종합적 큐비즘 1912–1914’, 큐비즘이 유럽과 러시아, 미국 등지로 확산된 과정을 다룬 ‘이동과 번역: 국경을 넘은 큐비즘 1912–1914’로 이어진다.

전시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내부 전경 ©투데이신문<br>
전시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내부 전경 ©투데이신문

제1차 세계대전으로 변화한 큐비즘의 양상을 조명하는 ‘흩어진 궤적들: 전쟁기 큐비즘 1914–1918’에서는 예술가들이 전쟁에 동원되며 집단적 흐름이 흔들렸지만, 조각과 기계적 감각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이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로비에 설치되는 레몽 뒤샹-비용의 청동 조각 ‘대형 말’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다.

‘실험에서 양식으로: 1920년대의 큐비즘 1918–1927’에서는 전쟁 이후 큐비즘이 ‘질서로의 회귀’라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장식적이고 절제된 양식으로 변모한 과정을 다룬다. 이 시기 큐비즘은 전위적 실험을 넘어 여러 예술가가 공유하는 보편적 조형 언어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전시에는 특별 섹션이 마련됐다. ‘KOREA FOCUS: 모던 아방가르드를 향한 꿈의 지도’라는 주제의 특별 섹션은 20세기 전반 한국 근대 예술 형성 과정에서 파리가 지녔던 상징적·문화적 의미를 되짚고 큐비즘 이후의 현대적 시각이 한국 근현대미술에 어떻게 수용·변주됐는지를 살핀다. 김환기, 유영국, 박래현, 이수억, 함대정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서구 아방가르드가 한국적 현실과 감각 속에서 새롭게 번역된 과정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주요 소장품과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큐비즘의 국제적 확산과 한국적 수용 과정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큐비즘이 단순한 형태를 해체한 미술 사조가 아닌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킨 시각적 혁명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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