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찾은 원순희씨 "'사람들에 도움 주는 사람' 키우는 데 보탬 되길"
(경산=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저의 작은 기부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선교와 봉사 등 활동으로 이웃 나눔을 실천해 온 80대 목사가 오래전 인연을 계기로 영남대학교에 교육용 시신을 기증키로 약정한 데 이어 한 푼 한 푼 모아 마련한 돈까지 발전기금으로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19일 영남대에 따르면 경남지역에 거주하는 원순희(81) 목사는 지난 4월에 이 대학 의과대학 발전기금으로 1천만원을 기탁했다.
이에 앞서 약 5년 전 원 목사는 의학 발전과 교육에 이바지하고자 영남대 의대에 사후 시신 기증도 약정한 바 있다.
이러한 원 목사의 뜻깊은 나눔은 9년 전 맺은 영남대병원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당시 원 목사는 위탁양육 중이던 10대 학생 치료를 위해 영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완석 교수를 찾았다.
서 교수의 진료와 상담이 이어지는 동안 학생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고, 이를 곁에서 지켜봤던 원 목사도 병원과 의료진의 진심 어린 태도에 깊은 신뢰를 갖게 됐다고 한다.
이런 경험을 계기로 원 목사는 사람을 살리고 사회에 헌신하는 의료인을 기르는 데 힘을 보태고자 2021년께 영남대 의대에 사후 자신의 시신을 교육용으로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원 목사의 나눔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후 시신 기증을 약정한 그는 의대 발전에 조금이라도 더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에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그리고 지난 4월 9일 영남대 의대 행정실을 직접 찾아 그간 모은 발전기금 1천만원을 전달했다.
이 같은 사실을 최근 알게 된 영남대는 지난 18일 원 목사를 학교로 초청해 발전기금 기탁식을 열었다.
원 목사는 경제기획원 소속 조사통계국(통계청 전신)에서 20년간 공직자로 근무한 뒤 1985년 서울장신대학교에 입학했으며, 1989년 졸업 후 목회자의 길을 걸으며 선교와 봉사, 나눔 활동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원 목사는 "넉넉한 삶은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늘 쓰는 것보다 나누는 일이 더 큰 행복이라는 사실을 배워왔다"며 "비록 작은 나눔이지만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나눔은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최외출 영남대 총장은 "원 목사님과 영남대의 인연, 그리고 그 인연이 시신 기증과 발전기금 기탁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깊이 감동했다"며 "목사님의 소중한 뜻이 우리 학생들에게 온전히 전해져, 생명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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