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죽지 않는다'·'상처를 끄는 존재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 결국 부모는 믿어주는 사람 = 이승철 지음.
아이 교육을 위해 대치동으로 이사했지만, 어렵게 들어온 학군지가 내 아이에게는 맞지 않는 옷이라는 것을 깨닫고 6개월 만에 그곳을 나와 다른 방향으로 아이와 함께 걸어간 부모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다.
현직 기자인 저자는 정해진 틀에 맞추지 않으면 금세 뒤처질 것 같은 압박감 속에서 책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좀 더 깊이 독서하고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 국제학교로 아이를 전학시킨다.
아이는 판타지 소설을 전투적으로 읽는 데서 더 나아가 시간을 쪼개 소설을 직접 썼다. 소설을 잘 쓰기 위해 철학 공부에 시간을 쏟으며 대학은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무용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에 열중하는 아이를 지켜보며 불안으로 흔들리기도 했지만 믿고 기다린 시간의 이야기가 책에 담겼다.
'딴짓'에 열중하던 아이는 고1이 돼서야 그 딴짓을 더 잘하기 위해 대학에 가보겠다고 결심했고, 예일대 전액 장학생이 된다.
아이에게서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 아내와 끌어안고 정말 크게 울었다는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이 예일대 가는 법으로 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아이는 다르다. 바라보는 방향도 다르다. 그러니 아이가 조금은 독특해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끝없이 배우고 도전한 하나의 사례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길벗. 316쪽.
▲ 책은 죽지 않는다 =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혜화1117 편집부 옮김. 로버트 파우저·다카세 미나 감수.
일본의 책방 칼럼니스트가 자신의 삶을 이끌어온 '책'이라는 세계를 돌아보고 책의 존재 의미를 이야기한다.
책장 정리의 과정을 따라가며 여덟살에 만들었던 자신의 첫 책, 어린 시절 경험한 전차도서관의 추억 등 책과 함께한 과거와 현재를 생각해보고 인간다움을 지키는 최후의 장소로서 서점과 책이 가지는 본질적 가치를 말한다.
이 책은 저자가 일본어로 쓴 원고를 번역해 한국에서 처음 출간한 것이다.
일본어로 출간된 책을 한국어로 번역 출판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의 편집자와 일본의 저자가 기획 단계부터 의견을 교환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을 시도한 결과물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기반 번역 도구를 적극 활용했다.
저자의 최종 일본어 원고는 인공지능 기반 번역 도구의 도움을 받아 편집자가 한국어로 1차 번역한 뒤 한국어와 일본어에 모두 능통한 언어학자 로버트 파우저와 한일 번역가·작가로 활동 중인 다카세 미나의 감수를 거쳤다.
혜화1117. 376쪽.
▲ 상처를 끄는 존재들 = 수나우라 테일러 지음. 송은주 옮김.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에 있는 사막의 도시 투손을 배경으로 장애 입은 생태와 동식물,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고향 투손의 오염이 자신이 가진 관절굽음증이라는 장애를 유발했다고 보고, 그 오염을 연구하기 위해 이곳을 다시 찾는다.
이 오염의 기원은 다양한 방위산업체들이 전후 호황기 이 지역 사막에 유독성 화학물질을 내다 버리기 시작한 195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환경파괴를 장애의 문제로 바라보면서 지금의 환경 문제는 대규모의 생태적 장애화라고 주장한다.
오월의봄. 500쪽.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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