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전자, 반도체 소재, 철강, 식품 등 주요 산업에서 버려지는 폐기물이 다시 산업 원료로 활용하는 순환경제 실증에 나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LG전자, 포스코, 현대제철, 삼양식품 등 16개 기업·기관과 한국환경공단이 참여한 가운데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따.
이는 정부가 순환경제 선도기업과 산업단지를 지정한 첫 사례다. 대상 업종은 전기·전자, 반도체 소재, 철강, 식품 등으로, 각 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공정부산물을 고부가 재생원료로 전환하는 핵심 과제를 추진한다.
순환경제는 수입원료를 국내 폐자원을 활용한 재생원료로 대체하는 것이다. 핵심광물과 원자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폐자원을 국내에서 다시 산업 원료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공급망 안정화와 탄소 감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산업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LG전자가 중심이 된다. LG전자는 LX판토스와 함께 에어컨·냉장고 등에서 나오는 폐냉매 회수·관리 체계를 만든다. 칠서리사이클링센터와 오운알투텍을 통해서는 재생 냉매 생산을 추진한다. 경남테크노파크도 참여해 경남권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폐냉매 회수 표준체계를 구축한다.
부분 불량이나 반품으로 폐기되던 전자제품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복원하는 수리·재사용 체계도 실증한다.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 다시 시장에 투입하는 리퍼비시 모델을 산업 차원에서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는 희소금속 하프늄 재활용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PKC와 아데카코리아는 반도체 제조 공정 부산물에서 하프늄 재생원료를 생산하고 이를 전구체로 만들어 반도체 공정에 다시 활용한다. 하프늄이 반도체 절연체 등에 쓰이는 희소금속으로 전 세계 생산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미세공정 고도화와 소재 다변화로 희소금속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특정 국가나 소수 공급망에 의존하는 소재를 국내 순환 체계 안에서 회수·재활용할 수 있다면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철강 분야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각각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포스코는 신진기업, 세림상운, 진평과 함께 공정분진과 슬래그, 오니류에 포함된 철과 탄소 등 유가 성분을 회수해 고품질 재생원료로 가공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제철은 흥진개발, 세움산업개발과 함께 철강슬래그 등 공정부산물을 공유하고 슬래그 아스콘, 콘크리트용 골재 등 고부가 제품 생산을 추진한다.
철강업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탄소 다배출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공정부산물의 재활용 확대는 탄소중립 대응과 원가 절감 측면에서 모두 중요하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으로 철강 제품의 탄소 경쟁력이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
식품 분야에서는 삼양식품이 강원바이오에너지와 함께 소각 처리되던 공정부산물을 바이오가스로 전환한다. 또 식품 포장재의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알루미늄 사용을 줄이고 단일 재질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K-푸드 수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포장재 환경성 개선을 통해 글로벌 시장의 친환경 기준에도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선정 기업들과 2026~2030년 순환경제 세부 경영전략을 수립한 뒤 폐기물 규제 개선과 실증특례, 공정개선·설비 지원, 연구개발 과제 발굴 등을 지원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자원 공급망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선도기업과 산업단지가 산업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