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이 정부 소속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소지와 사용을 전면 차단하는 강경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주부터 시행에 들어간 해당 조치는 위반자의 기기를 즉각 파손하고, 당사자에게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근거한 처벌을 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예외 인정을 받으려면 탈레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의 직접 서명이 담긴 확인서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영국 가디언은 관련 문건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도 탈레반 측 입장을 청취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특정 지역에서는 적용 범위가 공직자를 넘어 여성, 일반 시민, 의료진, 교육자, 학생층까지 넓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궁극적으로 전 국민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조치의 촉발 요인을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견해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서부 헤라트주 중심 도시 헤라트에서 벌어진 최근 시위와의 연관성을 지목한다. 당국이 히잡 착용 규정 위반을 명목으로 여성과 소녀들을 연행하자 항의 시위가 촉발됐고, 탈레반군의 발포로 최소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총격 현장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자 여파를 차단하려는 목적에서 이번 금지령이 발령됐다는 해석이다.
반면 헤라트주에서는 이미 약 두 달 전부터 공직자들의 사무실 내 휴대전화 반입이 금지돼 있었다는 증언도 있어, 시위와의 직접적 인과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내부 정보 유출 문제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일부 직원들이 기밀 문서를 촬영하거나 회의 영상을 무단으로 인터넷에 게시하는 사례가 빈번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근무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적발된 일부 공직자들의 기기가 이미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가디언에 "업무 시간 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온라인 활동이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현상 자체는 보편적"이라면서도 이번 조치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군 철군 이후 권력을 재장악한 뒤 샤리아 시행을 앞세워 여학생의 중등교육 금지 등 인권 탄압을 지속해왔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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