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 가격 오르지만 비용은 그만큼 빠르게 안 내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인공지능(AI)의 대부'로 불리는 얀 르쿤 AMI랩스 창업자가 일론 머스크의 xAI를 '실패작'이라고 혹평하면서 AI 업계 전반에 '거대한 거품 폭발(big bubble explosion)'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르쿤은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xAI는 솔직히 말해 일종의 실패작"이라며 "창업 팀이 떠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8년 튜링상 수상자로 뉴욕대 교수와 메타플랫폼 최고 AI 과학자를 지낸 르쿤은 최근 메타를 떠나 AI 스타트업 어드밴스드머신인텔리전스랩스(AMI랩스)를 창업했다.
그는 "머스크는 지금 AI 분야 최고 인재를 영입하기가 매우 어려운 처지"라며 "이전 팀을 그다지 좋지 않은 방식으로 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년간 xAI의 공동 창업자 다수가 조직을 떠난 상태다.
머스크는 지난 2월 xAI를 스페이스X와 합병했다.
르쿤은 또 xAI가 보유한 방대한 인프라를 다른 기업에 임대하고 있다며 "머스크가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xAI의 경쟁사인 구글과 앤트로픽이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xAI의 콜로서스1·2 데이터센터에서 컴퓨팅 파워를 임차하고 있다. xAI를 포함한 스페이스X AI 부문은 올해 1분기에만 25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르쿤은 AI 업계 전반의 수익성 문제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AI 서비스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운영 비용은 그만큼 빠르게 내려가지 않는다. 모든 기업이 적자를 내고 있고, 서비스 운영 비용의 대부분은 사실상 투자자들이 대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오래 지속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픈AI와 앤트로픽과 같은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거나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결국 거대한 거품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도 이달 사내 방송에서 AI 서비스 운영 비용이 "엄청난 문제"라고 인정한 바 있다.
르쿤은 현 세대 AI의 근간인 대형언어모델(LLM)의 구조적 한계도 거듭 지적했다.
그는 LLM 대신 실제 세계의 작동 원리와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월드 모델(world model)'이 차세대 AI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르쿤이 말하는 월드 모델은 LLM처럼 확률 예측으로 단어를 짜 맞추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간처럼 물리적 세상과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AI를 지향한다. LLM이 코딩·수학 같은 분야에는 유용하지만 운영 비용 대비 수익성이 너무 낮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의 AMI랩스는 지난 3월 월드 모델 연구를 위해 10억달러를 유치했다.
그는 "월드 모델에 기반하지 않으면 범용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트 시스템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고는 AI 인프라 투자 랠리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AI 서비스 수익화 속도가 빅테크의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과 고금리 부담을 따라잡지 못할 경우, 하드웨어 공급망의 최전선에 있는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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