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찍은 군부대 사진 한 장, 징역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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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찍은 군부대 사진 한 장, 징역 3년?

로톡뉴스 2026-06-19 09:47: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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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에서 군부대를 촬영해 단체 채팅방에 공유한 A씨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남한산성에서 망원렌즈 성능을 시험하다가 군부대를 촬영한 A씨. 200명 단체 카톡방에 사진을 올렸다가 1시간 만에 삭제했지만 경찰로부터 '관할서 이관' 통보를 받았다.

'몰랐다'는 항변은 통할까? 법조계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며, 기소유예와 같은 선처를 받기 위한 초기 대응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렌즈 성능 보려다"…200명 단톡방에 퍼진 군부대 사진

사건의 발단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A씨는 남한산성에 올라 새로 산 망원렌즈의 성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여러 풍경 사진을 찍던 중, 멀리 보이는 군사기지를 확대해 촬영했다.

그는 "꽤 멀리서 땡겨 촬영된 거라 자세하게 보이는 사진이 하나 있었다"며 "찍으면 안 되는 줄 모르고" 다른 풍경 사진들과 함께 200명 규모의 단체 카톡방에 게시했다.

문제가 된 것을 깨달은 건 다른 이용자의 지적을 받고 나서였다. A씨는 즉시 사진 삭제에 나섰지만, 관리자를 통해서만 삭제가 가능해, 실제 삭제까지는 약 1시간이 걸렸다.

그는 원본 파일까지 모두 삭제하며 상황이 일단락되길 바랐다. 하지만 며칠 뒤, 경찰서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사진 올렸던 사람이 당신 맞냐"는 확인과 함께 사건을 A씨 관할 경찰서로 이관한다는 내용이었다.

"몰랐다"는 항변, 통할까? '미필적 고의'의 덫

법조계는 A씨의 행위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해당 법은 허가 없이 군사기지나 군사시설을 촬영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영오 변호사는 "'몰랐다'고 하더라도 촬영 행위 자체가 존재하므로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쟁점은 '고의성'이다. 설령 A씨가 법규를 몰랐더라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김상윤 변호사는 "실제 판례에서도 군사시설이 촬영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촬영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를 인정한 사례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군사시설인 줄 몰랐다"는 식의 무리한 부인은 오히려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삭제 요청 증거가 핵심"…기소유예 가르는 '골든타임' 대응법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처벌을 피하기 위한 부인'이 아닌 '선처를 받기 위한 소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상우 변호사는 "몰랐다거나 곧 삭제했다는 호소만으로는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첫 진술에서 무심코 한 말이 고의 정황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핵심은 '객관적 자료'를 통한 입증이다. 다수의 변호인들은 ▲렌즈 성능 테스트가 목적이었다는 점 ▲다른 풍경 사진과 함께 올린 정황 ▲지적을 받자마자 관리자에게 삭제를 요청한 대화 내역 ▲실제 게시물이 삭제된 시각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증명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정묵 변호사는 "'원본 완전 삭제'는 경우에 따라 증거인멸처럼 오해될 수 있으니, 앞으로는 남은 자료를 더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범·호기심 인정되면…벌금형 또는 선고유예 가능성

비록 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됐지만, 실형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시완 변호사는 "고의성이 없었음을 체계적으로 소명하면 기소유예 또는 벌금형 수준의 선처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유사 사건에서 초범이고, 군사기밀 유출 등 악의적 목적이 없으며, 즉시 삭제 조치를 취한 경우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로 종결된 사례가 많다.

결국 A씨의 운명은 첫 경찰 조사에서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허훈무 변호사는 "첫 조사에서의 진술이 처분 방향을 결정하므로, 출석 전 변호인과 함께 진술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촬영 및 게시 사실 자체는 인정하되 군사정보 탐지 목적이 없었고 문제를 인지한 즉시 바로잡으려 노력했다는 점을 일관되게 설명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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