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통신 여론조사서 정권 출범 이래 최저 54.3% 기록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유례 없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고물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지난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비방했다는 의혹이 겹치며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지통신은 지난 12∼15일 전국 유권자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전달보다 5.1%포인트 하락한 54.3%로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19일 전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2.5%포인트 올라간 22.2%로 정권 출범 뒤 가장 높았다.
지지통신은 고물가 상황이 국민 생활에 고충을 안긴 데다, 다카이치 총리 진영이 지난해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 등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등 당시 경쟁 후보를 비난하는 동영상을 제작, 유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상대 후보 비방 동영상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지지통신 여론조사에서 그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고 답한 비율이 40.4%에 달했다.
'납득할 수 있다'는 19.4%에 그쳤고 '모르겠다'가 40.2%였다.
자민당의 한 중견 의원은 지지통신에 상대 후보 비난 동영상 의혹에 대해 "보디 블로(격투기에서 상대방의 명치 등을 가격해 타격하는 기술)와 같은 효과가 있다"고 파장을 우려했다.
자민당과 연립 여당을 이루는 일본유신회 간부도 "총리 설명에 무리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다카이치 내각이 중동 사태로 촉발된 고물가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공약한 식품소비세율 한시적 면제 정책을 당초보다 후퇴한 1% 인하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지지율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응답자의 40.7%가 정부가 한시적으로 인하해야 할 식품 소비세율을 '0%'라고 답했고 '1%'를 선택한 비율은 29.4%에 그쳤다.
식품 소비세율 공약 후퇴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감세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세율을 1%로 한 뒤 1% 분의 세수를 보조금에 충당하는 '실질적 제로 세율' 방안을 근거로 조정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도개혁연합 오가와 준야 대표는 다카이치 내각의 고물가 대책이 불충분하다며 "국민 생활이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이 22.8%로 선두를 유지했으나 전월 대비 5.0%포인트 감소한 수치였다.
참정당 2.9%, 공명당 2.3%, 국민민주당·중도개혁연합·일본유신회 각각 2.1% 등 야당 지지율도 저조한 가운데 '지지 정당 없음'을 선택한 무당층이 56.4%에 달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정권 출범 이후 강한 경제와 외교·안보를 구축하기 위한 약속을 실천해왔고, 앞으로도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 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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