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삼립(옛 SPC삼립)이 자회사 채무보증 관련 주요경영사항 공시를 제때 이행하지 않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받았다.
단순한 지연공시 한 건이 아니라 지난해 결정된 채무보증 2건이 미공시됐고, 올해 결정된 채무보증 1건도 뒤늦게 공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부 공시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립은 지난 18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받았다.
불성실공시 유형은 ‘공시불이행’.
공시상 위반 내용은 타인에 대한 채무보증 결정 관련 미공시 및 지연공시다. 2025년 2월 11일과 2025년 8월 25일 결정된 채무보증 2건은 공시되지 않았고, 2026년 2월 25일 결정된 채무보증 1건은 2026년 6월 18일에야 지연 공시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사안에서 주목할 지점은 시차다. 올해 2월 결정분도 약 4개월 뒤 공시됐지만, 지난해 2월 결정분의 경우 공시 지연 기간이 1년을 넘긴다.
공시 누락이 단순 실무 착오인지, 이사회 결의 이후 공시 담당 부서로 전달되는 내부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삼립은 국내 제빵·식품업계의 대표 장수 기업이다.
1945년 상미당에서 출발해, 1959년 삼립제과공사 설립, 1968년 삼립식품공업주식회사 상호 변경을 거쳐 1975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1964년 크림빵, 1971년 삼립호빵 등 대표 제품을 출시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삼립은 제빵 중심 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2014년 물적분할로 식품유통 전문법인 에스피씨지에프에스(SPC GFS)를 설립했고, 2018년 계열사 흡수합병 등을 거치며 베이커리·푸드·유통·물류 사업을 아우르는 구조를 갖췄다.
현재 삼립의 사업은 베이커리, 푸드, 유통, 물류 부문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제빵 제품과 냉동·간편식, 식자재 유통, 물류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종합식품기업 성격이 강하다.
다만 최근 실적 흐름은 녹록지 않다.
삼립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3704억8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7억4000만원으로 59.2%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40억4000만원으로 83.8% 감소했다.
올 1분기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 8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으며, 영업손익은 전년 동기 161억원 흑자에서 43억원 손실로, 순손익은 97억원 흑자에서 68억원 손실로 각각 적자 전환했다.
지분구조도 공시 신뢰 이슈와 맞물려 볼 대목이다.
6월 기준 삼립의 최대주주는 상미당홀딩스(옛 파리크라상) 외 5인으로, 보유 지분은 73.58%다. 세부적으로는 상미당홀딩스 40.66%, 허진수 16.31%, 허희수 11.94%, 허영인 4.64% 등이다. 자사주는 6.07%이며, 유동주식비율은 약 20.35% 수준이다. 상미당홀딩스 지분은 허영인 회장 63.31%, 허진수 20.33%, 허희수 12.82%, 이미향 씨 3.5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배주주 측 지분율이 높은 구조에서는 경영 의사결정과 내부통제, 공시 프로세스의 투명성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채무보증처럼 회사의 잠재 재무 부담과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은 투자자가 회사의 위험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다.
이번에 지연 공시된 채무보증 건은 자회사 에스피씨지에프에스의 일반자금대출 만기 연장과 관련된 사안이다.
채권자는 신한은행이며, 차입금은 205억원, 채무보증금액은 246억원이다.
이는 삼립의 자기자본 대비 5.13% 수준이다. 보증기간은 2026년 2월 25일부터 2026년 8월 25일까지다.
다만 투자자들이 함께 봐야 할 부분은 단일 보증금액뿐만이 아니다.
공시상 채무보증 총 잔액은 1788억원으로 기재됐다. 회사는 해당 잔액에 미사용 보증한도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 곧바로 현금 유출 위험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수익성이 둔화된 국면에서 자회사 채무보증이 반복되고, 이 중 일부가 제때 공시되지 않았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에스피씨지에프에스의 재무상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시상 에스피씨지에프에스의 2024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3586억6800만원, 부채총계는 3065억3400만원, 자본총계는 521억3400만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9655억9200만원, 당기순이익은 88억2800만원으로 기재됐다.
채무보증은 회사가 타인의 채무 이행을 보증하는 거래다. 당장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향후 우발채무로 이어질 수 있다.
보증 대상이 계열사인지, 보증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자기자본 대비 부담이 어느 수준인지에 따라 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특히 2025년 2월 11일과 8월 25일 결정된 채무보증 2건은 지정예고 공시상 미공시 사안으로 적시됐지만, 해당 건의 구체적인 보증 대상과 금액은 별도로 확인이 필요하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채무보증 자체보다도, 자회사 금융지원 관련 의사결정이 이사회와 공시 절차를 거쳐 시장에 제때 전달됐는지 여부다.
이번 지정예고가 곧바로 제재 확정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삼립은 정해진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후 한국거래소 심의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벌점, 공시위반제재금 부과 여부 등이 결정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나 제재 수위 못지않게 ‘왜 이제야 드러났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결정된 채무보증 공시가 올해 6월에서야 문제로 부각된 만큼, 보증 대상과 금액, 자기자본 대비 부담 수준, 이사회 결의 이후 내부 공시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이번 사안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상장사의 공시는 투자자와 시장 사이의 최소한의 신뢰 장치다. 채무보증처럼 재무 리스크와 연결될 수 있는 정보라면 더 그렇다.
삼립이 이번 사안을 단순 공시 위반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내부 공시통제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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