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세계 최대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의 상장이 단순한 기업공개(IPO)를 넘어 통신 산업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앞세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약 1조7700억달러(한화 약 2400조원)로 평가받은 가운데, 정부와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준비 중인 6G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PO를 통해 확보한 막대한 자금이 스타링크 위성 확대와 차세대(6G) 위성통신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최근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에 5억5556만주를 공모하며 총 750억달러(한화 약 113조원)를 조달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공개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는 발사체 제조기업을 넘어 위성통신 서비스와 데이터 인프라를 운영하는 사업자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지난해 약 186억7000만달러(한화 약 28조3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60%가 스타링크 사업에서 발생했다. 현재 스타링크는 9600기 이상의 위성을 운영하며 1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저궤도 위성통신망으로 성장했다.
과거 이동통신 시장 경쟁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지상망 사업자들 간 경쟁이었다. 하지만 6G 시대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6G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는 지상망과 위성망을 통합하는 NTN(비지상망·Non-Terrestrial Network)이다. 이용자가 산간 지역이나 바다, 항공기 안에서도 끊김 없이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즉, 미래 통신망은 기지국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지상 기지국과 저궤도 위성이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동작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문제는 이 분야에서 스페이스X가 압도적 선두 주자라는 점이다.
스타링크는 이미 수천기의 저궤도 위성을 운영하며 글로벌 위성통신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국내 이통사들이 6G 상용화를 준비하는 사이 스페이스X는 사실상 미래 통신망의 한 축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 통신사들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최근 MWC 2026 등을 통해 인공지능 무선접속망(AI-RAN)을 6G 핵심 기술로 제시했다. AI가 기지국 운영과 네트워크 자원 배분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 이통사들은 ‘더 똑똑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스페이스X는 ‘더 넓은 네트워크’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업계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단순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IPO를 통해 확보한 막대한 자금이 스타링크 위성 확대와 차세대 위성통신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우주 기반 네트워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이통사 입장에서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5G 시대까지는 전국 기지국 투자 규모가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6G 시대에는 위성망 확보 여부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이다. 실제 글로벌 통신업계에서는 향후 6G 네트워크가 지상망과 위성망이 통합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국내 이통사들이 스페이스X와 정면 승부를 벌이기는 쉽지 않다. 저궤도 위성 수천기를 운영하는 스타링크와 경쟁하려면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경쟁보다는 제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통신사들은 스타링크와 직접 경쟁하기보다 위성 서비스를 연동하거나 협력 모델을 모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6G 시대 통신 경쟁은 더 이상 기지국 숫자 경쟁이 아니다”라며 “지상망, 위성망, AI가 결합된 통합 네트워크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스페이스X 상장은 우주기업의 성공 사례가 아니라 통신산업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며 “국내 이통사들도 6G 전략에서 위성통신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스페이스X 상장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에 배정될 예정이었던 공모주 231만여주가 단 한 주도 배정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국내 투자자들의 청약 증거금은 전액 환불 처리됐다. 나스닥 상장 직후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하자 물량을 재배정하면서 생긴 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자료에 기재된 인수수량은 인수단 참여에 따른 인수비율을 의미하며, 실제 투자자에게 판매 가능한 최종 물량 배정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각 인수인이 실제 배정받는 판매 물량은 대표주관사의 최종 재량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배정된 물량이 없어져 고객분들께 불편을 드려 송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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