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가 당긴 MLCC 수급…“성수기 앞두고 판가 인상 확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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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가 당긴 MLCC 수급…“성수기 앞두고 판가 인상 확산 주목”

이데일리 2026-06-19 07:56: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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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황을 둘러싼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부가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주요 업체들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일부 유통 채널에선 가격 인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성수기를 앞두고 MLCC 가격 인상 품목이 범용 제품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19일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MLCC 산업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3분기 성수기 △직납 MLCC 판가 △장기공급계약(LTA) △공급 병목을 제시했다.

(표=iM증권)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돕는 핵심 수동부품이다. 스마트폰과 PC, 자동차는 물론 최근에는 AI 서버에도 대량으로 탑재된다. 특히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필요한 MLCC 수량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iM증권에 따르면 일반 서버에는 MLCC가 2000개 수준 들어가지만, 엔비디아 H100 기반 서버에는 2만개 이상, GB200 NVL72 랙에는 약 44만 1000개, 루빈 VR200 NVL72 랙에는 50만~60만개가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

고 연구원은 최근 MLCC 가격 움직임이 아직은 유통 채널 중심이라고 짚었다. 지난 4~5월 삼성전기, 다이요유덴, 야게오 등 주요 MLCC 업체들이 수동부품 유통 업체를 대상으로 판가 인상을 고지했고, 일부 범용품에 대한 선제적 재고 비축 수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가격 인상이 얼마나 넓은 품목으로 확산하느냐다. 한국과 일본 MLCC 업체들의 저부가 MLCC 매출 비중은 10~15% 수준에 불과하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30~40%에 달한다. 선두 업체들이 루빈 플랫폼 양산과 맞물려 저사양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사양 제품 대응에 집중하면, 2선 업체로 수요가 넘어가는 스필오버 효과가 커질 수 있다.

고 연구원은 “이는 3분기 성수기를 앞둔 판가 인상 품목 확대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며 “2017~2018년 사이클에서도 범용품에서 시작된 가격 인상이 품목 확대로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직납 MLCC 가격 인상 여부도 중요 변수다. 현재까지 확인된 가격 인상 움직임은 주로 유통 채널에 국한돼 있다. 그러나 일부 2선 업체가 하반기 직납 가격 인상을 타진하고 있고, 일부 1선 업체도 직납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기(009150)의 경우 MLCC 매출의 80% 이상이 직납 고객에서 발생하는 만큼, 직납 판가 인상은 실적 추정치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장기공급계약도 MLCC 업황 변화의 단서로 꼽힌다. 지난해 말 애플의 LTA 체결 움직임이 있었고,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장기공급계약 요청이 AI 빅테크로 확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iM증권은 일부 품목은 이미 LTA 체결이 완료됐고, 일부는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최근 LTA는 주로 서버용 신제품 중심으로 체결되고 있어 가격 조건도 우호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버용 MLCC는 용량이 늘어나면 적층 수도 함께 증가하고, 제품 크기나 높이가 고정된 상태에서 용량을 키우려면 층간 두께를 더 얇게 만들어야 한다. 제조 난도가 높아지는 만큼 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객사 입장에선 MLCC 가격보다 공급 안정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MLCC가 전체 시스템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AI 서버 생산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객사가 가격 인상을 수용하거나 선제적으로 공급 물량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급 측면에서도 병목이 나타나고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현재 MLCC 공급 리드타임은 대부분 라인업에서 20주 수준까지 길어졌다. 기존에는 일반 제품 4주, 고사양 제품 8주가 통상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저사양 제품까지 납기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 채널 재고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주문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수급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장비 리드타임도 길어지고 있다. 일부 업체에 따르면 하이엔드 MLCC 공정 장비 리드타임은 1.6년 수준까지 늘어났다. 2017~2018년 MLCC 호황기에도 장비 병목은 공급 확대를 제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버용 MLCC 생산 확대 자체도 병목 요인이다. 일반 MLCC보다 제조 리드타임이 2~3배 길기 때문이다. 삼성전기와 무라타 등이 증설 기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실제 유효 생산능력이 그만큼 빠르게 늘어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의 수동소자 생산능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5% 증가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생산능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AI 서버용 MLCC 시장의 성장성도 크다. iM증권은 강세 시나리오 기준 AI MLCC 시장 규모가 2025년 1조 1000억원에서 2030년 8조 2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서버용 MLCC가 전체 응용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서 2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타이트한 수급 환경이 IT용 MLCC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2027~2028년에는 VPD, 기판 내장 등 신기술 적용이 새로운 병목으로 작용하면서 수급 타이트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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