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발전 공기업 구조개편 논의는 2~3개 권역·역할별 통폐합에 무게중심을 둬왔지만, 앞으로 5개사를 단일 회사로 재편하는 방안이 최우선으로 검토될 전망이다.
발전 5사의 ‘완전 통합’이 현실화하면 지난 2001년 한국전력공사가 발전 부문을 5개 화력발전 자회사와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분리한 지 25년 만에 다시 초대형 발전 공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정부가 석탄화력 중심의 발전 산업 체계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우는 셈이지만, 공기업 대형화에 따른 공공부문 비대화와 방만 경영으로 인한 경쟁 약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
◇5사 1사로 통합해 임원 줄이고 R&D 중복 막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중간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삼일회계법인의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이재명 정부는 공공기관 통폐합 추진을 위해 올 2월 삼일회계법인에 발전 5사 통폐합 방안에 대해 연구용역을 맡겼다. 2040년 석탄발전 완전 폐지 결정을 계기로 석탄발전 중심의 5개 공기업을 하나 혹은 2~3개로 합쳐,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여력을 키우자는 취지다.
연구 결과 지금의 발전 5사 체제가 현 석탄·가스 화력발전 중심의 운영에는 적합했지만,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대 이에 따른 인력 전환 등 유연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해상풍력처럼 장기간에 걸쳐 수조원의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사업은 여러 공기업이 각각 추진하는 것보다 단일 공기업이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5사를 1사로 통합하면 임원 수를 줄이고 연구개발(R&D) 중복 투자를 막는 등 조직 전반의 효율화도 도모할 수 있다고 봤다. 삼일회계법인은 “장기·고위험 에너지 전환을 단일 책임 주체가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통합 조직과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에너지 전환기에 발전 공기업을 통합한 사례가 적지 않다. 2006년 에너지 6사의 합병으로 출범해 세계적 재생에너지 개발사가 된 덴마크 오스테드나 일본 JERA, 중국 CHN에너지, 프랑스 EDF 등이 대표적이다.
◇거대 공기업 탄생으로 경쟁 약화 등 우려도
한편에서는 발전 공기업 통합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뒤따른다. 단일 거대 발전 공기업이 출범하면 발전시장 내 공정경쟁이 약화할 수 있고, 방만 경영이나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발전 5개사는 한전 독점 체제를 완화하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분리됐다. 연료 조달 경쟁을 통해 발전 원가를 낮추고 독자적인 해외 사업과 신사업 추진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윤희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안 된 주된 이유는 발전 공기업이 나뉘어 있어서가 아니라 규제나 제도 미비 문제가 훨씬 컸고, 공기업 간 경쟁 체제가 연료 조달 비용을 낮추거나 해외 신사업 진출을 촉진하는 등 긍정적 역할을 해 왔다”며 “통합 과정에서 자칫 이 같은 긍정적 측면을 약화하고 방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환 중앙대 교수도 “통합 발전사의 임무가 무엇인지, 국민이 얻는 편익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야 한다”며 “물리적 통합만 이뤄지고 내부 조직문화와 업무방식이 따로 움직이면 기대한 시너지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이날 발표한 중간보고를 토대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통해 7월 중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