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업종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된 최저임금위원회 제7차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가 표결에 부쳐졌으나, 찬성 11표에 그쳐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반대표는 14표였으며 무효 1표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근로자위원 8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6명이 참석했다.
근로자위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진 점을 고려하면, 공익위원 중 6명이 노동계 입장에 동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저임금위는 표결 결과에 따라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을 전 업종 동일 금액으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경영계는 숙박·음식업 등 경기 한파를 정면으로 맞고 있는 업종에 대해 별도의 낮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식 음식점업, 외국식 음식점업, 김밥 및 기타 간식용 음식점 등 세 개 업종을 대상으로 한 시범 도입안까지 내놓았다. 일반 인상률의 절반 수준으로 해당 업종 임금을 조정하되, 업종 간 격차 상한선은 10%로 묶자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특정 업종 종사자에게 더 낮은 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차별의 제도화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성과 청년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고착될 수 있고, 임금 인하가 고용 증대로 이어지기보다 저질 일자리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소상공인 경영 애로사항 조사 결과에서도 '업종 경쟁 심화'가 61.0%로 1위를 차지한 반면 '최저임금'은 17.5%로 5위에 머물렀다는 점을 들어, 구조적 문제의 책임을 임금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국가 단위 최저임금 체계를 운영하면서 기준 이하로 업종별 차등을 둔 해외 사례가 희소하고 정책 효과 검증도 쉽지 않다는 점이 공익위원들 사이에서도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별 차등 적용은 노사 간 매년 날카롭게 부딪치는 쟁점이지만, 실제 시행으로 귀결된 적은 없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88년 한시적으로 적용됐으나, 노동계의 거센 반발 속에 이듬해부터 단일 체제로 전환돼 현재까지 36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표결로 논의는 또다시 내년 최저임금위로 넘어가게 됐다. 제8차 전원회의는 오는 23일 오후 3시 열리며, 이 자리에서 내년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본격적인 심의가 시작된다.
노동계는 이미 시급 1만2천원, 월급 기준 250만8천원(월 209시간 산정)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올해 대비 16.3% 인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경영계는 아직 공식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운 사정을 근거로 동결 또는 소폭 인상을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정 심의 시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심의를 요청한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말이다. 다만 후속 행정 절차를 감안해 최저임금위는 7월 중순까지 최종안을 노동부에 제출해야 하며, 장관은 8월 5일까지 이를 확정·고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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