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의 헌법상 독립성 여부와 별개로 부실 관리에 대한 책임은 명확히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광범위하게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ARS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1.6%는 "선관위가 독립기관이라도 부실 관리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가 있으므로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6.1%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2.3%였다.
이 같은 책임론은 성별·연령·지역·이념 성향과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책임론 응답이 93.4%를 기록했으며, 연령별로는 40대(95.7%), 50대(94.6%), 60대(95.2%)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이념 성향별로는 중도층에서 책임론 공감 비율이 95.0%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보수층(92.2%)과 진보층(89.7%)에서도 모두 높은 수준을 보이며, 선관위 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전국 재선거 찬반 팽팽…51.0% "과도" vs 45.6% "필요"
반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부에서 제기된 전국 재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응답자의 51.0%는 "비용과 혼란이 막대하므로 재선거는 과도하다"고 답한 반면, "주권이 침해되었으므로 전국 재선거를 해야 한다"는 응답은 45.6%로 집계됐다. 두 의견 간 격차는 5.4%p로 오차범위(±3.1%p)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다만 세부 계층별로는 차이가 뚜렷했다.
연령별로는 30대에서 재선거 찬성 의견이 63.2%로 반대(30.7%)를 크게 앞섰으며, 18~29세 역시 찬성(58.5%)이 우세했다. 반면 70세 이상에서는 반대(66.0%)가 찬성(29.5%)보다 크게 높았고, 60대 역시 반대(60.6%)가 우세했다.
중도층에서는 재선거 반대(55.3%)가 찬성(41.6%)보다 높게 나타났다. 선관위 책임 추궁에는 높은 공감을 보이면서도 재선거와 같은 후속 조치에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가 확인된 셈이다.
사전투표 폐지 여론 52.7%…중도층도 폐지 의견 우세
선거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전투표제 개편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는 사전투표 폐지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2.7%는 "선거 신뢰성을 위해 사전투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고, "투표 편의와 참여율을 위해 사전투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4.2%였다. 두 의견 간 격차는 8.5%p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특히 이념 성향에 따른 차이가 뚜렷했다. 보수층에서는 사전투표 폐지 의견이 75.8%로 높게 나타난 반면, 진보층에서는 유지 의견이 75.5%를 기록하며 상반된 인식을 보였다. 중도층에서도 폐지(52.6%) 의견이 유지(46.5%)를 소폭 앞섰다.
직업군별 차이도 나타났다. 사무/관리/전문직에서는 폐지(49.7%)와 유지(48.6%) 의견이 팽팽했지만, 판매/생산/노무/서비스직에서는 유지(57.0%) 의견이 폐지(41.9%)보다 높았다.
학생층에서는 재선거 찬성(52.1%)과 사전투표 폐지(59.7%)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학생 응답자 수가 65명으로 크지 않아 해석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폴리뉴스 김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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