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노후 대비를 위해 가입하는 연금저축 시장이 2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다만 시장을 주도하는 상품의 판도는 확연히 달라졌다. 보험과 신탁 적립금은 뒷걸음질 친 반면,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담는 연금저축펀드에는 자금이 빠르게 쏠렸다.
연금저축이 단순히 매달 돈을 넣어두는 저축 개념에서, 세액공제 혜택을 챙기면서 운용 수익까지 노리는 투자형 계좌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우리나라 연금저축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연금저축 전체 적립금은 19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보다 19조3000억원 늘어난 규모로 증가율은 10.8%다.
연금저축은 대표적인 사적연금 상품이다. 납입액에 대해 연 6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개인형퇴직연금(IRP)과 합산하면 한도는 연 900만원까지 늘어난다.
보험 줄고 펀드 급증…연금저축도 ‘머니무브’
전체 시장은 커졌지만 상품별 성적표는 엇갈렸다. 지난해 말 연금저축보험 적립금은 114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연금저축신탁 적립금도 13조8000억원으로 6.4% 줄었다.
반면 연금저축펀드 적립금은 61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7% 급증했다. 여전히 규모 면에서는 보험이 가장 크지만 성장세는 펀드 쪽으로 확연히 기운 모습이다.
수익률 차이가 이러한 자금 흐름을 이끌었다. 지난해 연금저축 전체 평균 수익률은 10.6%로 전년 대비 6.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펀드와 ETF 수익률이 각각 31.3%, 27.4%를 기록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보험은 0.8%, 신탁은 4.0% 수익률에 그쳤다.
증시 호황 속 투자형 상품의 성과가 부각되면서 연금저축을 맡겨두는 돈이 아닌 직접 운용하는 투자계좌로 인식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젊은층 가입 확대…노후계좌 세대 넓어져
가입자 저변도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연금저축 가입자는 840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0.0% 증가했다.
특히 젊은 세대 유입이 두드러졌다. 20세 미만 가입자는 13만5000명으로 1년 새 53.4% 급증했다. 2030대 가입자도 229만1000명으로 13.8% 늘어 4050대 증가율 6.6%를 크게 웃돌았다.
20세 미만 가입자의 증가는 부모 세대가 자녀 명의로 장기투자 계좌를 마련하고 증여와 노후 준비를 함께 고려하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연금저축 시장의 경쟁 구도가 수익률과 운용 편의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본다. 다만 투자형 연금저축은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상품 선택과 이전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금저축은 장기 노후자금인 만큼 상품 갈아타기 시 원금보장 여부와 수수료, 중도해지 세금 부담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통합연금포털을 통해 상품별 비교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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