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이스토리5'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올해 외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운 가운데 극장가를 넘어 유통업계 전반으로까지 토이스토리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성수동 일대 팝업스토어에는 연일 긴 대기줄이 이어지고 협업 굿즈는 전국 곳곳에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1995년 첫 개봉 이후 약 30년간 사랑받아 온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20~30세대의 어린 시절 추억을 자극하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이스토리는 추억 그 자체"…성수동 점령한 우디와 버즈
토이스토리 열풍은 영화관보다 팝업스토어와 협업 상품 판매 현장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지난 17일부터 성수역 인근 올리브영N에서는 '토이스토리5 in 트렌드팟 바이 올리브영 성수' 팝업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행사장에는 토이스토리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과 체험형 이벤트 공간이 마련됐으며 캐릭터 키캡 키링과 보조배터리 등 협업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18일 르데스크가 찾은 현장은 평일 낮 시간임에도 입장을 위한 대기줄이 이어졌다. 사전 예약자보다 현장 대기 후 입장하는 방문객들이 많았고 대기 시간은 1시간 안팎에 달했다. 방문객 대부분은 20~30대였으며 외국인 관광객들도 적지 않았다. 일부 방문객들은 우디와 버즈 캐릭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거나 관련 굿즈를 구매하며 팝업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현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공통적으로 '향수'를 방문 이유로 꼽았다. 성수 올리브영 팝업 현장에서 만난 구빛나 씨(28·여)는 "SNS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 웨이팅을 감수하고 방문하게 됐다"며 "단지 상품을 구매하려고 온건 아니고 어렸을 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향수를 떠올리고 싶어서 이곳에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영화를 관람하진 않았지만 시간이 되는대로 영화관에 가볼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비자 정희택 씨(30·남) 역시 "토이스토리를 좋아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성수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를 즐기기 위해 방문했다"며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는 체험도 많았고 다양한 콜라보 상품도 받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성수동에서는 지난달부터 '하우스 오브 토이스토리' 팝업스토어도 운영 중이다. 토이스토리 속 미국 가정집 분위기를 재현한 해당 공간은 주말 기준 최대 2시간 가까운 대기시간이 발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방문객 백설경 씨(28·여)는 "어렸을 때부터 토이스토리를 정말 좋아했는데 영화 속 배경과 비슷한 공간을 직접 찾으니 감회가 새롭다"며 "조만간 영화도 보면서 예전 기억을 다시금 떠올려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토이스토리 열풍은 유통업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5일부터 토이스토리 캐릭터 키캡 굿즈를 선착순으로 판매했는데 주요 매장에서 관련 상품 대부분이 품절됐고, 일부 인기 매장에는 구매 대기줄까지 형성됐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협업 상품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이스토리 열풍의 배경으로 '향수 소비'를 꼽는다. 토이스토리는 현재 20~30대가 어린 시절 직접 접했던 대표적인 캐릭터 IP다. 어린 시절의 긍정적인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소비 심리와 결합하면서 강력한 구매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는 일상 속 불안감이 커질수록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에서 위안을 얻으려는 심리가 나타난다"며 "토이스토리 역시 소비자들의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과 맞닿아있는 대표적인 캐릭터 IP인 만큼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상황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비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영화 개봉 이후 관련 상품 소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영화 관람 전부터 팝업스토어와 협업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들 대부분은 아직 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상황에서 팝업스토어를 먼저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은 콘텐츠를 단순히 관람하는 것보다 몸소 체험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주어진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기보다는 선호하는 캐릭터를 활용해 자신만의 경험을 만들고 즐기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팝업스토어는 대부분 무료인 가운데 접근성이 높고 기념품이나 체험 요소도 많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더욱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