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박수영 "7박9일간 업무 관련 일정은 헝가리 선관위 방문 한 건"
영국 '외유성 출장' 두고도 "패키지 배낭여행 수준…해체가 답"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거관리위의 기강 해이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선관위 직원들이 2022년에도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18일 밝혔다.
특히 선관위는 2023년부터 훈령 개정으로 해외 출장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어 그 이전에 이뤄진 출장의 경우 더 부실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박 의원은 말했다.
박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직원역량 강화를 위한 2022년도 국외연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세종·충남·제주 등 4개 지역 선관위 소속 직원 9명은 2022년 10월 26일부터 7박 9일간 체코와 헝가리로 연수를 다녀왔다.
이들은 의원 내각제도에서의 선거 방식을 분석하고, 헝가리 소수 민족의 정치·투표 참여를 위한 제도 및 사례를 연구하는 것을 연수 주제로 삼았다.
그러나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이들의 업무 관련 일정은 헝가리 국회의사당 견학과 헝가리 기관(선관위) 방문, 주체코대한민국 대사관 방문과 체코 의회(상원) 견학 등 이틀이 전부다.
이들은 연수 국가인 헝가리, 체코가 아닌 오스트리아 빈으로 입·출국하며 이동 등으로 사흘을 보냈으며, 이 밖에 자료 정리, 문화 탐방 등으로 일정을 보냈다. 하루는 관광지로 유명한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기간 2천700만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같은 해 10월 31일부터 6박 8일 동안에는 중앙·경남·부산선관위 소속 직원 10명이 장애인 선거권자에 대한 투표 관리 사례 연구와 투·개표사무관계자 확보·관리 방법 등을 목적으로 영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연수 이틀 차에 영국 스코틀랜드 선관위를 찾았다. 이후 인터뷰 정리 및 보고서 작성 자료 수집, 런던 이동, 대영박물관·옥스퍼드대학·버킹엄 궁전 견학 등 일정이 이어졌다. 스코틀랜드 선관위를 방문한 하루를 제외하고는 영국에서 이뤄진 업무 관련 일정이 전무한 셈이다.
이들이 지하철 내 장애인과 유모차 사용자를 위한 엘리베이터 안내 표시나 지하철 노선도 사례 등으로 보고서에 첨부한 사진 중 일부는 언론사나 유료 사진업체의 워터마크가 표시돼 있기도 했다.
이 연수 일정에는 예산 3천만원이 집행됐다.
박 의원은 선관위 직원들의 헝가리·체코 연수를 두고 페이스북에 "9일간 이들의 일정을 보면 '그나마 일했다'라고 볼 만한 것이 딱 하나, 헝가리 선관위 방문뿐"이라며 "도대체 혈세를 들여 간 출장에서 선거와 관련 있는 기관은 단 한 군데만 방문하고, 선거와 하등 관계없는 유명 관광지에 가는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영국 출장을 두고도 "연수한 것이 없는데 뭘 정리하고 논의했나. 이 정도면 자유일정 섞은 패키지 배낭여행 수준 아닌가"라며 "대한민국 어디에도 이런 기관은 없다. 해체가 답"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 "훈령 개정 전이어서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지 않은 23년 8월 전까지의 출장은 더 가관"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선관위는 2023년 8월 '공무국외출장 규정' 훈령 개정으로 홈페이지에 해외 출장 보고서 공개를 의무화했으나 그 이전 보고서는 현재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지 않다.
앞서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와 미디어법률단은 지난 16일 몰디브 등 휴양지에 외유성 출장을 간 것으로 파악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한 바 있다.
2yulri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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