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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전쟁 106일 만에 종전안에 극적으로 합의하며 글로벌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폭락한 것. 이에 따라 국제선 항공권 유류할증료도 두 달 연속 하락하며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7~8월)를 맞이한 여행·항공 업계의 여객 수요 회복에 불을 지필 전망이다.
유류할증료 두 달 연속 급락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7월에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에는 19단계 유류할증료가 적용된다. 지난 5월 33단계로 최고치를 찍은 뒤 이번 달 27단계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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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다음 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편도 기준 최소 4만 6,400원~최대 34만 4,000원으로 조정되어, 이번 달보다 최대 10만 7,500원 절감된다. 국내선 역시 다음 달 편도 2만 4,200원으로 이달보다 31.3%(1만 1,000원)나 급락해 휴가족의 심리적 저항선을 크게 낮췄다.
"고환율 부담 덜자"… 여름 휴가족 70% '근거리 노선' 집중
유류할증료가 크게 내렸지만, 여전히 가시지 않은 고환율 기조 속에서 소비자들은 무조건 여행을 포기하기보다 '합리적인 단거리 노선'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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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 예약 자료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8월 8일 사이 출발하는 해외여행 예약 건의 70%가 중국, 동남아, 일본 등 근거리 지역에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27.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동남아와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고물가 피로감 속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몽골 노선은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74%나 급증하며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했다.
하나투어 역시 유류할증료 인하 소식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7월 유류할증료 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3일간 해외 패키지여행 예약이 직전 주 대비 약 30% 증가했다”라며 “일본과 중국 예약이 가장 많았지만 예약 증가율이 가장 큰 지역은 유럽과 베트남으로 나타났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여행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여름휴가 및 추석 연휴 예약이 동반 상승하고 있어, 그간 다소 침체됐던 유럽과 동남아 지역의 예약 증가세가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름 성수기가 실적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및 하이브리드 항공사들의 판촉 경쟁도 물량 공세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티웨이항공은 늘어나는 일본 여행 수요에 발맞춰 구마모토 노선에 대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개시하는 동시에, 6월 한 달간 결제 금액에 따른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복합 프로모션으로 고객 선점에 나섰다.
중·장거리 노선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에어프레미아는 아시아 및 미주 항공권을 최대 89%까지 깎아주는 파격적인 할인율을 제시하며 가격 민감도가 높은 장거리 여행족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진에어 역시 여름 성수기 여객 유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선과 국제선을 아우르는 총 51개 노선을 대상으로 최대 15% 운임 할인을 전개하는 등 업계 전반의 출혈 경쟁이 정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생색내기' 운임 통제 감시해야
전문가들은 유류할증료 추가 인하가 잠재된 여객 수요를 자극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항공 업계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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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 뒤에는 항공사들의 '꼼수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통이 깔려 있다. 종전 합의 소식에 유가와 환율이 동반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들이 성수기라는 이유로 '기본 운임'을 높게 유지하거나 특가 좌석 비율을 극소수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생색은 유류할증료 인하로 내면서 실제 소비자가 결제하는 총액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관광지 바가지요금뿐만 아니라, 고유가·고환율 기조를 핑계로 여전히 높은 운임을 유지하며 독과점 폭리를 취하는 항공업계의 '깜깜이 운임 체계'에 대해서도 칼을 빼 들어야 하는 이유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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