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마무리 전략 고심하는 정부…사후정산 고시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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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마무리 전략 고심하는 정부…사후정산 고시 마련

아주경제 2026-06-18 16:50: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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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이 주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이 주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전쟁 여파로 도입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의 7차 가격 지정을 보류하고 현행 6차 최고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선까지 내려왔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영향이 크다.

다만 정부가 7차 최고가격을 새로 고시하지 않고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로 한 것을 두고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지켜보며 이를 유연하게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6차 최고가격 유지한 정부…출구전략 모색 관측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18일 중동전쟁 대응본부 브리핑을 통해 "현재 6차 최고가격을 유지할 예정"이라며 "7차 최고가격을 결정하면 2주~4주동안 가격을 유지하는데 주말 사이 호르무즈 통항 등 상황이 급변할 수 있어 다시 판단하기 위해 유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7차 최고가격 지정 전까지는 현행 리터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 유지된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해제 조건으로 △중동전쟁 종료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국제유가 안정 등을 꼽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에 따라 중동전쟁은 종료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 선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양 실장은 "호르무즈 통항은 결국 수급에 대한 문제"라며 "원유 수송로에서 빠져나오고 다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장되는지, 수급 회복 가능성이 예측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이번에 7차 최고가격을 새로 고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2~4주마다 최고가격을 재지정하거나 유지하는 것을 결정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기존 6차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7차 최고가격을 지정하면 최소 2주 이상 제도를 끌고 가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동 정세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가격을 새로 묶기보다는 현행 가격을 유지하면서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산업부는 즉각적인 종료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국제유가가 전쟁 초기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 폭 안정됐지만 해상 운송 프리미엄과 환율, 국내 가격 반영 시차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와의 가격 협의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정유사들이 산정한 시장가격이 최고가격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분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가 걸리기 때문이다.

◆손실 보전 두고 업계 줄다리기 예고…"예산 넘기지 않을 듯"

정유사 손실보전을 두고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산업부는 이날 '석유판매가격 최고액 지정에 따른 손실보전을 위한 재정지원 규정' 고시안을 1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고시에는 재정지원 원칙과 기준, 산정 절차, 최고액 정산위원회 구성·운영 방식 등이 담겼다.

핵심은 손실보전 기준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아닌 정유사의 실제 원가를 바탕으로 산정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 지표(MOPS)와 국내 최고가격 간 차액을 손실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반면 정부는 MOPS를 기준으로 할 경우 실제 비용보다 과도한 보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양 실장은 "정유사들이 원했던 것은 국제석유가격을 기준으로 국내 가격과의 차이를 봐달라는 것"이라며 "정부 방식은 도입 가격과 부대비용, 생산·판매비용을 쌓아 올리고 적정 마진을 얹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OPS 가격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재정지원 기준금액은 회계, 법률, 석유시장 등 민간 전문가와 정부 위원 등 20인 이내로 구성된 정산위에서 심의한다. 이들은 원가 등 산정과 적정 마진, 지원금 지급, 지원액수 등을 심의한다. 위원 명단과 회의 내용은 비공개되고, 최종 지원 여부와 금액은 산업부 장관이 결정한다.

관건은 정부와 정유업계 간 손실 규모 인식 차이다. 업계에서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손실이 이미 수조원대로 불어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추산이 MOPS 기준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편성한 4조2000억원 규모 예산으로 현재까지의 손실보전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양 실장은 “정유사들이 생각하는 3조~4조원 규모는 MOPS 기준으로 산정됐을 가능성이 있고, 실제 재정지원은 그보다 적을 것"이라며 "기회 손실까지 국내 손실로 인정할지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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