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형 LG AI연구원장은 18일 강원 춘천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제3회 KOSA 리더스 포럼’ 기조강연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산업계의 AI 협업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국내 기업이 수십년간 축적한 제조 데이터와 산업 노하우가 글로벌 AI 기업에도 매력적인 자산인 만큼, 협업 과정에서 핵심 데이터와 기술 통제권을 어디까지 지킬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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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원장은 “어디까지 같이하고 어디까지 지켜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한국 산업이 수십년간 축적해온 기술력이 글로벌 기업에는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델 학습 과정에 이런 모든 노하우가 넘어간다면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소버린 AI의 의미도 단순한 자체 개발보다 ‘통제 가능성’에 둬야 한다고 봤다. 임 원장은 “A부터 Z까지 모두 만드는 것을 떠나 우리가 공급망 안에서 확보할 수 있는지, 기술을 발전시키고 싶을 때 컨트롤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임 원장은 ‘AI로 진화하는 산업 생태계’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AI 경쟁이 범용 챗봇 성능 경쟁을 넘어 제조·바이오·금융 등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 전략도 이 같은 맥락에서 소개했다. 임 원장은 “엑사원 모델을 만들 때는 단순하게 챗GPT나 제미나이와 경쟁을 하려기보다는 LG그룹 내 여러 가지 산업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인공지능(AI) 역량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전문가 AI를 만들기 위한 기반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 AI는 그냥 AI 기술 수준이 좋은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LG전자(066570), LG유플러스(032640), LG CNS(LG씨엔에스(064400)) 등 그룹 계열사 현업과 함께 현장 적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로는 LG화학 석유화학 공장의 AI 스케줄링 에이전트를 들었다. 원료 입고, 탱크 배분, 생산 계획 등을 전문가들이 경험에 따라 조정하던 방식에서 AI가 전체 공정을 최적화해 숨겨진 수익률을 찾아냈다는 설명이다.
임 원장은 “사람들이 평소 무심하게 지나갔던 운영 방식까지 AI가 찾아내고, 그렇게 운영했을 때 영업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며 이를 알파고가 기존 바둑 정석과 다른 수를 둔 사례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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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바이오 분야에서는 암 환자의 병리 이미지를 분석해 약물 반응 가능성을 판단하는 ‘엑사원 패스’ 사례를 소개했다. 병리 이미지와 유전자 정보를 결합해 특정 환자에게 어떤 약이 효과가 있을지 예측하고, 향후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 대상자 선별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AI가 기업 실적, 공시, 뉴스,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전망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LG AI연구원은 런던증권거래소와 협력해 뉴욕 상장사 500여개 기업에 대한 전망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증권시장 적용도 추진 중이다. 임 원장은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매일 분석해 사람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아웃풋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확산도 주요 변화로 짚었다. 임 원장은 “에이전틱 AI가 지난해부터 화두가 되며 발전하고 있는데, 오픈AI 등을 비롯해 진짜 에이전트다운 에이전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기존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들이 제공하던 기능을 AI가 혼자 해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주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피지컬 AI에 대해서는 피규어AI 휴머노이드 로봇이 200시간 연속 작업하며 약 25만개 패키지를 처리한 사례를 언급하며 “피지컬 AI가 현장에 투입돼 뭔가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점점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확산이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도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는 단가가 낮거나 단순한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이 많았지만, 임팩트가 큰 것은 오히려 고소득 화이트칼라와 전문가 영역까지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한국이 AI 경쟁에서 뒤처졌다고만 볼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항상 부족하다고 이야기하지만, 구글이 AI를 제일 잘한다고 하던 때와 지금의 판도도 달라졌다”며 “늦었다기보다 어떻게 준비하고 미래를 만들어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AI가 많은 일을 실제로 하게 되겠지만, 사람은 기술 발전과 사회 발전의 중심을 잡고 방향을 잘 줘야 한다”며 “AI를 통해 더 빠르게 좋은 세상을 만드는 고민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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