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팔려나가는 K-프랜차이즈…성장 기회인가, 시장 주도권 상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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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팔려나가는 K-프랜차이즈…성장 기회인가, 시장 주도권 상실인가

뉴스락 2026-06-18 16:20:01 신고

3줄요약

[뉴스락]] K-프랜차이즈에 글로벌 자본이 몰리고 있다.

치킨, 커피, 버거, 디저트 등 생활 밀착형 외식 브랜드가 최근 3년 사이 사모펀드와 해외 외식기업의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시장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KFC코리아, 컴포즈커피, 설빙, 매머드커피, 샤브올데이 등은 이미 해외 자본이나 사모펀드 품에 안겼고, 맘스터치와 버거킹 코리아 운영사 BKR, 공차코리아, 본촌치킨 등도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대표 매물로 꼽힌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외형도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전체 가맹본부는 9960개, 브랜드는 1만3725개, 가맹점은 37만9739개로 집계됐다.

정부와 관련 기관도 해외 진출 지원과 상생 기반 강화에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사업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고, 공정위와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상생협력 우수 가맹본부 발굴과 공정거래 기반 정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업은 커졌고 정책적 관심도 높아졌다. 이제 쟁점은 시장의 주도권이다. 브랜드, 가맹망, 물류망, 고객 데이터를 갖춘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글로벌 자본의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뉴스락>이 톺아봤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각 사 제공. AI이미지 생성. [뉴스락]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각 사 제공. AI이미지 생성. [뉴스락]

 

프랜차이즈, 왜 투자자산이 됐나

글로벌 사모펀드와 해외 외식기업이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에 주목하는 핵심 이유는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직접 모든 매장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가맹점 기반으로 외형을 키울 수 있다.

가맹점에서 매일 매출이 발생하면 본사는 로열티, 원재료 공급, 물류, 광고비, 시스템 사용료 등 반복 수익을 확보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브랜드 인지도와 점포망을 갖춘 브랜드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 자산이 된다.

익명을 요청한 한 M&A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보는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점포 수 자체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라며 “가맹점 기반 매출, 물류 수익, 브랜드 충성도, 폐점률 등을 종합해 기업가치를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운영 개선 여지도 크다. 사모펀드는 인수 이후 비효율 점포 정리, 메뉴 단순화, 원가 구조 개선, 디지털 주문 확대, 멤버십 강화, 물류 통합 등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국내 시장은 키오스크, 자체 앱, 배달 플랫폼 등 디지털 인프라도 빠르게 확산돼 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프랜차이즈 산업은 가맹점 기반으로 매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구조”라며 “일부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운영 방식이나 브랜딩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K-푸드 확산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치킨, 커피, 디저트, 버거 등 한국식 외식 브랜드는 일본과 동남아 등 인접 시장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 검증된 메뉴와 운영 시스템을 해외에 이식할 수 있다면 한국 브랜드는 단순 내수 자산을 넘어 아시아 확장 플랫폼이 될 수 있다.

KFC·컴포즈·매머드까지…최근 3년새 이어진 거래

자료 공정거래우원회,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자료 공정거래우원회,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최근 3년간 국내 프랜차이즈 M&A 시장에서는 굵직한 거래가 이어졌다.

KFC코리아는 2023년 오케스트라PE가 KG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뒤 가맹사업과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냈다.

이후 지난해 매출 3780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을 기록했고,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다시 인수됐다.

칼라일은 앞서 투썸플레이스와 일본 KFC에도 투자한 바 있어 이번 거래는 아시아 외식 포트폴리오 확장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컴포즈커피는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즈가 경영권을 확보한 사례다.

엘리베이션 에쿼티 파트너스도 투자 구조에 참여했다. 저가 커피 시장의 성장세, 빠른 가맹 확장성, 100% 가맹점 기반 운영 모델이 투자 매력으로 작용했다.

설빙, 매머드커피, 샤브올데이, 요아정, 텐퍼센트커피, 매드포갈릭 등도 최근 3년 사이 자본시장 거래에 이름을 올렸다.

매각이 진행 중이거나 재추진되는 브랜드도 적지 않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매출 4790억원, 영업이익 897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수익성을 입증했고, 버거킹 코리아 운영사 BKR도 매각 작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최근 프랜차이즈 M&A 시장은 모든 브랜드에 돈이 몰리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수익성이 검증됐고, 가맹점 관리가 안정적이며, 해외 확장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브랜드에 자금이 선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커지는 이유

글로벌 자본 유입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자본력이 보강되면 물류센터 투자, IT 시스템 고도화, 해외 법인 설립, 브랜드 리뉴얼 등에 속도를 낼 수 있다.

글로벌 투자자는 매장당 수익성, 원가율, 회전율, 고객 데이터 등 정량 지표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관리하기 때문에 시스템 경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상당수는 브랜드 성장 속도에 비해 물류와 IT, 해외 사업 인프라 투자가 늦은 경우가 많다”며 “외부 자본 유입은 시스템 투자와 해외 진출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단기 수익성 압박이다. 사모펀드는 일정 기간 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구조다. 인수 후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하거나 상장을 통해 수익을 실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이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

본사가 원재료 공급 가격, 물류비, 광고비, 시스템 사용료 등을 조정하면 가맹점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글로벌 자본 유입 이후 본사 수익성 개선이 가맹점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경우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가맹거래 분야 한 전문가는 “프랜차이즈 M&A는 단순히 본사 지분이 바뀌는 문제가 아니라 가맹점주의 비용 구조와 계약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인수 이후 필수품목, 물류비, 광고비, 인테리어 비용 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투명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브랜드 정체성 약화도 우려된다.

사모펀드가 재무 지표 개선에 집중할 경우, 브랜드가 쌓아온 메뉴 철학, 가격 정책, 고객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일부 기업은 인수금융과 리파이낸싱 등을 거치며 재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사모펀드와 해외 기업의 인수 이후 ‘단기 회수’ 가능성도 우려로 꼽힌다.

인수자가 일정 기간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재매각에 나설 경우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이 우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원재료 공급가, 물류비, 광고비 등이 조정되면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직영점 축소나 비효율 점포 정리, 조직 슬림화가 추진될 경우 고용 불안도 커질 수 있다.

결국 글로벌 자본 유입에는 장기 투자 계획과 가맹점 상생, 고용 안정 대책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점포 수보다 시스템…국내 기업의 대응 과제

AI 이미지 생성.
AI 이미지 생성.

향후 프랜차이즈 M&A 시장은 업종별로 온도차가 더 커질 전망이다.

저가 커피 시장은 가성비 소비 흐름과 높은 회전율, 단순한 운영 모델을 앞세워 투자자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버거와 치킨 업종은 시장 규모는 크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원재료비,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비용 압박도 크다.

이종우 남서울대학교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 M&A 시장은 업종별로 분위기가 크게 갈리고 있다”며 “저가 커피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본의 관심이 집중되는 반면, 햄버거 등 일부 외식 업종은 매물로 나와도 투자 수요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프랜차이즈 M&A 시장은 ‘점포 수가 많은 브랜드’에서 ‘수익성이 검증되고 해외로 가져갈 수 있는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은 단순 매각가 극대화 전략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이 보는 핵심 지표는 점포 수가 아니라 점포당 매출, 폐점률, 가맹점 수익성, 재계약률, 고객 재방문율이다. 본사와 가맹점의 수익 배분 구조도 투명해야 한다.

브랜드 IP와 데이터 자산 관리도 중요하다.

메뉴 레시피, 운영 매뉴얼, 고객 데이터, 멤버십, 앱 주문 기록, 상권 분석 능력 모두 기업가치에 반영된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브랜드라면 메뉴 현지화, 공급망 확보, 현지 파트너 검증, 품질 관리 능력도 갖춰야 한다.

한 프랜차이즈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가 글로벌 자본과 협상하려면 점포 수보다 운영 데이터와 가맹점 수익성을 먼저 정비해야 한다”며 “본사만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라 가맹점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입증돼야 장기적인 기업가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K-프랜차이즈는 이제 골목 창업의 상징을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의 투자 대상으로 올라섰다.

이는 한국 외식 브랜드의 경쟁력이 커졌다는 신호이기도 하지만, 시장 주도권과 가맹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글로벌 자본이 몰려오는 지금,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에 필요한 것은 몸값을 높이는 전략만이 아니다.

브랜드를 지키면서 성장 자본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수익성을 높이는 시스템,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운영 역량이 향후 K-프랜차이즈의 진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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