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불화로 딸에게 준 청약통장 2600만 원을 부모가 반환 요구해 파혼에 이르렀다. / AI 생성 이미지
딸의 미래를 위해 10년간 부어준 청약통장 예금이 하루아침에 분쟁의 씨앗이 됐다. 가족 불화로 독립한 딸에게 부모는 2600만 원을 요구하며 회사로 내용증명을 보내고, 예비사위에게 막말을 퍼부어 파혼에 이르게 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반환 약정이 없다면 부모의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으며, 오히려 부모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딸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 돈 2600만원 뱉어내"…축복이 저주가 된 청약통장
부모와의 갈등으로 집을 나온 A씨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10년 넘게 부모님이 A씨 명의의 주택청약 통장에 넣어준 2600만 원을 돌려달라는 압박이 시작된 것이다.
A씨가 성인이 된 후 부모님 소유 빌라에 살며 매달 50만 원씩 생활비를 보냈음에도 갈등은 깊어졌다. 급기야 부모는 A씨의 회사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에게까지 욕설과 막말을 퍼부어 결국 파혼에 이르게 했다.
웨딩 위약금까지 떠안게 된 A씨는 "당연히 부모님과 저 사이에 해당 청약 예치금을 빌려준 돈이라거나 추후 반환하겠다 말한적은 없으며, 약정한 차용증도 있지 않으며 이자를 지급한 내역도 없습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법원 문 두드린 부모, 딸이 이길 확률 높은 이유
법조계는 A씨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부모 자식 간의 금전 거래는 '반환 약정'의 유무가 핵심 판단 기준이기 때문이다.
이동규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가족 간에 무상으로 건네진 금전은 원칙적으로 대여가 아닌 증여로 추정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푸름 변호사 역시 "차용증, 반환 약정, 이자 지급 내역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부모님이 10년 넘게 자녀 명의 청약통장에 입금한 행위는 증여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그대로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부모가 '차용증'이나 '이자 지급 내역', '반환 약속' 등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법정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급명령' 날아오면 2주 안에 반드시 이것부터
전문가들은 만약 부모가 실제로 소송을 진행해 '지급명령'이 송달될 경우,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희수 변호사는 "지급명령 정본을 받으면 송달일 기준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해야 정식 소송으로 넘어갑니다"라고 조언했다.
이 기간을 놓치면 지급명령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A씨는 돈을 돌려줘야 할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의신청을 하면 사건은 정식 재판으로 넘어가고, A씨는 법정에서 청약통장 예치금이 '증여'였음을 충분히 주장하며 다툴 수 있게 된다.
파혼시킨 부모, 역으로 '손해배상' 청구할 수도
이번 사건이 단순히 돈을 돌려주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모의 과도한 개입으로 A씨가 파혼과 위약금 손해까지 입었기 때문이다.
이동규 변호사는 "부모님이 질문자의 직장 주소로 우편물을 보내 압박하거나 제3자인 전 남자친구에게 연락하여 욕설과 막말을 함으로써 파혼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행위는 별도의 불법행위를 구성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행위가 지속될 경우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이나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협박 혐의로 형사 고소를 검토할 수 있으며, 법원에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안도 가능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부모의 행위가 법적 테두리를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A씨가 오히려 피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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