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축제는 단순히 물건을 팔고 공연을 보여주는 행사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기억하고, 다시 찾고 싶어 하는 ‘경험’을 선물해야 합니다.”
양수진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는 18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교수라는 직함 이전에 ‘문화 기획자’라고 소개했다.
방송 PD로 시작해 다큐멘터리 및 영화감독, 국가행사 연출가, 문화도시 컨설턴트, 그리고 축제 총감독에 이르기까지 그가 걸어온 길은 거침이 없다. 한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해 온 그의 삶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문화’다.
오랫동안 치열한 현장에서 문화 콘텐츠를 일궈온 그는 이제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동시에 전국의 문화도시와 지역축제 현장을 누비며 ‘도시 심폐소생술’을 펼치고 있다.
양 교수는 20일 개막하는 ‘제24회 광주시 퇴촌토마토거리축제’의 총감독을 맡았다.
전국에 농산물 축제가 범람하는 가운데 그가 가장 먼저 던진 화두는 ‘차별성’이다. 단순한 판매 위주의 장터는 방문객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양 교수는 이번 축제를 위해 새로운 토마토 캐릭터를 개발하고 대형 조형물을 기획했다.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고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특히 그가 심혈을 기울인 것은 ‘쉼(휴식)’이다. 소비 중심의 축제에서 벗어나 축제장 곳곳에 편안한 휴게 공간을 조성해 방문객들이 온전히 힐링할 수 있는 ‘경험의 공간’을 구축했다.
그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지역축제의 핵심은 ‘주민 참여’다. 외부에서 불러온 화려한 연예인으로 무대를 채우기보다 지역주민이 직접 주인공이 돼야 축제의 생명력이 지속된다고 믿는다. 지역 예술인부터 노인, 어린이, 장애인, 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주민에게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무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에 몸담은 지 10년이 넘었지만 양 교수는 여전히 스스로를 ‘현장형 교육자’라고 말한다. 문화예술계의 취업문이 좁아지고 젊은 세대의 진입이 어려워진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의 강의실은 묵직한 이론서에만 갇혀 있지 않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론만 가르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문화예술은 결국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학생들이 실제 문화 현장과 호흡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실무 경험을 연결해 준다. 그에게 교육이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거친 현장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단단한 맷집을 키워주는 과정이다.
양 교수는 “문화는 공연 한 편, 축제 한 번의 유희로 끝나지 않는다. 문화가 사람을 모으고 그 사람들이 끈끈한 공동체를 만들며 결국 그 공동체가 쇠락해 가는 도시를 살려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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