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백서에 담길 북한 관련 '적(敵)'·'주적(主敵)' 표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일부가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상태에서 평화공존을 추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논의에 불을 지폈다.
통일부 당국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국방백서 내 북한 관련 표현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반도 평화공존은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정책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주적 개념은 과거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시기의 정책 기조 연장선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국방백서에 담길 표현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방백서에 수록될 최종 표현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이 정리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시사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 내 합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관련 부처 간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올해 말 발간 예정인 '2026 국방백서'에서 윤석열 정부가 복원했던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가 삭제되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국방부는 이날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백서는 정부의 국방정책 방향과 안보 환경 인식을 담는 공식 문서로, 정권별 대북정책 변화에 따라 북한 관련 표현도 수차례 변경돼 왔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국방백서에서 처음으로 '주적은 북한'이라는 표현을 명시했다. 이는 1994년 북한이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이후 안보 위협 인식이 강화된 데 따른 조치였다.
이후 노무현 정부는 '주적' 표현을 삭제하고 북한을 '직접적인 군사위협'으로 규정했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도입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해당 문구가 유지됐다.
문재인 정부는 특정 대상을 명시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적으로 간주한다"고 서술하며 표현 수위를 조정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2022 국방백서에서 6년 만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를 다시 포함시키며 강경한 대북 안보 기조를 반영했다.
정치권과 안보 전문가들은 향후 발간될 2026 국방백서의 표현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반도 평화공존 기조와 안보 현실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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