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소비 둔화와 비용 부담이 겹친 유통업계가 업황 악화에도 상품·물류·영업 등 핵심 직무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0.6%에 그쳤고,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도 80으로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2분기 조사에서 응답 기업 69.8%는 유가·환율 상승에 따른 매입가·물류비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업황 부담 속에서도 유통 계열 기업들의 채용은 이어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12개 계열사에서 신입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마트·슈퍼,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 계열도 포함됐다. 모집 직무는 MD와 경영지원, 마케팅 등 20여 개다.
식자재 유통과 급식, 홈쇼핑 분야에서도 인력 확보가 이어진다. CJ프레시웨이는 축산 MD와 외식 영업, SCM 센터운영, 푸드서비스, 단체급식 등 직무를 모집하고 있다. 아워홈은 물류센터 운영담당 신입과 영양사·조리사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현대홈쇼핑도 6월 방송패션MD와 GA영업지원 경력직을 뽑았다.
불황기에도 관련 채용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유통업의 수익 구조와 맞물린 직무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 상품 기획과 가격 전략을 담당하는 MD, 재고·물류 운영을 관리하는 SCM, 거래처 관리와 신규 수주를 맡는 영업 인력은 매출과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소비 둔화와 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기업들은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물류 효율화를 추진해 수익성을 방어해야 하는 만큼 관련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실무 인력이 기업의 운영 효율과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 인력 확보는 실무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요소”라며 “정기 공채와 별도로 조직별 인력 수요에 따른 경력·신입 수시 채용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시점에 적합한 인재를 빠르게 확보해 현장 경쟁력과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용 수요는 물류와 해외사업, 실무형 인재 선발 쪽으로도 넓어지는 추세다.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물류비 부담이 커진 데다 국내 시장이 포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재고 회전, 배송 동선, 센터 운영, 해외 물류망 관리 역량이 유통기업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6월 물류로봇경진대회 후원사로 참여하며 수상자에게 입사 지원 가산점을 부여했다. 대규모 신입 공채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풀필먼트 자동화와 물류 효율화에 필요한 인재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해외사업과 맞물린 직무 수요도 일부 확인된다. CJ올리브영은 글로벌 B2B SCM 직무에서 해외 리테일러와 현지 3PL을 연결하는 공급망 관리, 글로벌 S&OP, 재고 관리, 해외 물류망 구축 담당 인력을 모집한다. 편의점과 H&B, 이커머스 채널이 해외 점포와 역직구, 현지 물류망 확대에 나서면서 글로벌 SCM과 해외영업, 현지 마케팅 인력의 필요성도 함께 커지는 양상이다.
채용 방식도 실무 역량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7일부터 진행한 신입사원 수시채용에서 ‘4년제 학사 학위 이상’ 등 학력 자격 요건을 없앴다. 학력보다 직무 경험과 성장 가능성을 폭넓게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유통업계 역시 현장형 인재 선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는 6월 채용에서 학점과 어학 점수 대신 직무 관련 포트폴리오와 현장 오디션을 평가하는 ‘아이엠 전형’을 운영한다.
상품 기획과 물류 운영, 영업 관리, 해외 SCM 등 실무 성과가 중요한 직무 비중이 커지면서 채용 기준도 학력보다 직무 이해도와 실행 역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최근 유통업체들은 채널별 경쟁이 심해지면서 인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라며 “정체된 업태는 내실 대응에 무게를 두는 반면 성장성이 있는 분야는 인력을 늘려 앞서 나가기 위한 확장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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