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범죄수익 엮는 정책자금 컨설팅 L사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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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범죄수익 엮는 정책자금 컨설팅 L사의 민낯

일요시사 2026-06-18 14:29: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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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정책자금은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마지막 희망으로 불린다. 정책자금의 필요성이 커질수록 컨설팅 시장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시장이 단순한 경영 자문을 넘어 보이스피싱 자금 세탁, 개인정보 수집, 허위광고 논란 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보이스피싱 관련 제보자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L’ 정책자금 컨설팅 회사와 관련 플랫폼, 교육 관계자들의 수상한 점이 드러나고 있다. L사는 정책자금 승인 가능성을 앞세워 영업하고, 계약금 및 성공보수로 수익을 가져간다. 이 과정에서 의뢰인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보이스피싱 자금을 세탁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정부가 집중 단속 대상으로 지목한 정책자금 브로커 유형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절박함 악용

정책자금을 처음 알아보는 사업자들은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인터넷 검색창에 ‘정책자금’ ‘정부지원금’ ‘소상공인 대출’ 등의 단어를 입력하면 수많은 광고가 등장한다. “승인율 95%” “부결 이력 있어도 가능” “전담 전문가 배정” “정부 지원금 확보” 등의 문구가 눈에 띈다.

광고를 클릭하면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L사 홈페이지에 이름과 연락처를 입력하면 곧바로 전화가 걸려온다. 상담사는 사업 현황을 묻고 정책자금 가능성을 설명한다. 때로는 사업자등록증과 재무 자료, 통장 사본 등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후 사업계획서 작성비, 착수금, 컨설팅 등의 명목으로 비용이 발생한다.

사업자들이 정책자금 심사 구조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점을 이용하는 사업이다. 정책자금은 원칙적으로 정부 기관이나 정책금융기관이 독립적으로 심사한다. 신용보증재단,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이 각각 정해진 기준에 따라 평가를 진행한다.

따라서 특정 업체가 결과를 보장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 광고는 마치 승인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한다. 정부가 반복적으로 ‘정책자금 브로커 주의’를 경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제보자는 L사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관됐다고 주장했다. 제보자가 제시한 증거자료에는 “보증(디파짓) 제휴로 보이스피싱, 불법자금 등 자금으로 지원·환급·환전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문구가 포함돼있다. L사 관계자들이 보이스피싱 조직 수익금의 돈세탁을 돕고 있다는 의미다. 

제보자는 이를 근거로 정책자금 컨설팅 과정에서 확보된 계좌가 범죄 자금 유통 통로로 악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책자금 컨설팅을 받은 일부 피해자들이 자신의 사업자 계좌가 보이스피싱 관련 계좌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후 계좌가 동결돼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 사례들도 발견됐다.

“나랏돈 가능합니다” 절박함 파고드는 시장
플랫폼·상담 조직교육사업으로 확장된 구조

실제 보이스피싱 사건을 맡아온 변호사들은 범죄조직이 차명 법인이나 사업자 계좌를 확보한 뒤 자금 세탁에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정책자금이나 정부 지원사업을 명분으로 접근해 법인 설립과 계좌 개설을 유도할 경우, 범죄조직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신규 계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의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정책자금 컨설팅 시장의 특징은 조직화다. 과거에는 개인 브로커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플랫폼과 교육사업, 상담 조직이 결합한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상담은 별도 조직이 맡는다. 사업계획서는 또 다른 담당자가 작성하며, 교육은 별도의 강사가 진행한다. 정산과 결제 역시 별도의 구조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정책자금 산업화”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온라인에는 정책자금 전문가 양성 과정, 정부지원금 컨설턴트 과정, 정책금융 마케팅 과정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일부는 수강생들에게 상담 스크립트와 영업 매뉴얼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책자금을 받으려는 사람뿐 아니라 정책자금 상담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사람들까지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정책자금 상담이 부수적인 서비스였다면 최근에는 하나의 독립된 사업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광고, 플랫폼, 교육, 상담이 분업화되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상담자와 교육 담당자, 플랫폼 운영 주체 등이 구분돼있다. 각 역할이 조직적으로 운영된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다. 

정책자금 상담 과정에서는 상당한 양의 개인정보가 오간다. 사업자등록증, 법인등기부등본, 재무제표, 통장 거래 내역, 신분증 사본, 매출 자료 등 기업 운영 전반에 관한 정보가 제출된다. 이는 정보 수집과 차원이 다르다. 한 기업의 재무상태와 자금 사정, 신용 상태가 모두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어디까지 수집·활용되나
뻥튀기 수수료에 허위광고 논란까지

자금이 필요한 사업자 목록은 보험, 투자, 대출, 컨설팅 등 다양한 업계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일부 사업자들은 정책자금 상담 이후 보험 가입 권유나 투자 제안, 각종 금융상품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개인정보 활용이 모두 위법인 것은 아니다. 고객 동의를 받고 목적 범위 내에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목적 외 이용이나 제3자 제공이 있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개인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수집되고 저장되며 활용되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개인정보보호 전문가는 “정책자금 상담 과정에서 확보되는 자료는 기업의 핵심 정보에 해당한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정보가 어디까지 공유되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어디까지가 컨설팅이고 어디부터가 브로커 행위인지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승인 여부를 보장하거나 특정 기관과의 친분을 내세우는 행위, 허위 자료 작성을 유도하는 행위, 결과를 조건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행위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정부 역시 이런 유형을 집중 단속 대상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정책자금 브로커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각종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일부 사례에서는 허위 사업계획서 작성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는 성공보수 요구나 기관 사칭 문제가 논란이 됐다. 정책자금이 어려운 사업자들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행위는 결국 시장 전체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과 같은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의 흐름이라고 입을 모은다. 누가 상담을 했는지, 누가 비용을 받았는지, 비용은 어떤 명목으로 지급됐는지, 고객 정보는 어떻게 관리됐는지 등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과 다수의 상담 인력이 결합된 구조에서는 책임 소재를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해진다.

또 다른 쟁점은 인증 절차 개입 여부다. 정책자금 신청은 공동인증서와 금융인증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제 신청 과정에 누가 개입했는지 역시 중요한 확인 대상이 된다. 단순한 안내인지, 실제 절차 수행인지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적극 수사 촉구

결국 이번 사건은 특정 조직 하나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정책자금 시장이 커질수록 그 주변에는 수많은 중개인과 컨설턴트, 플랫폼이 생겨난다. 그중에는 합법적으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방식으로 영업하는 곳도 존재한다.

한편, L사 대표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관된 것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증거를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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