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가상세계의 경계를 허물고 대중의 일상 속에 뛰어들기 시작한 버추얼 아티스트들이 사회적 담론을 주도하는 '공익 캠페인의 핵심 주자'로 조금씩 나서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버추얼 아티스트 일부가 공공기관의 사회공익 캠페인 홍보대사로 나서며, 대중 접점을 기존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영역을 넘어선 곳으로 넓혀가고 있다.
◇ 버추얼 아이돌의 공익 행보, 그 사례들
플레이브(PLAVE)는 지난해 9월 서울시 주관 마약근절 캠페인에 참여해 '마약에 만약은 없어' 슬로건을 알렸다. 이들은 강남대로 미디어폴, K-POP 스퀘어 아티움 등 서울 주요 거점에 홍보 영상을 송출, 버추얼 아이돌의 대중적 영향력을 활용해 일상 속 마약 예방 메시지를 지속 노출하며 대시민 홍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신인 오위스(OWIS)는 최근 강남구청 및 강남경찰서 주관 마약근절 캠페인에 합류했다. '진짜 즐거움은 선명하게, 가짜 쾌락은 단호하게'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들은 '내성', '금단', '유혹' 등 마약 폐해 키워드를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밀어내는 시각적 장치를 활용했다. 딱딱한 경고를 감각적인 영상미로 풀어내며 MZ세대의 직관적인 경각심을 고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SM 나이비스(naevis)는 2024년 10월 '서울 도시 디자인 홍보대사'로 발탁되어 활동했다. '서울 디자인 2024' 프로모션 등에 참여한 나이비스는 가상 세계의 비주얼과 서울 도시 디자인을 결합한 홍보물로 아티스트 세계관과 도시 브랜드를 연결, 지자체 정책을 대중에게 한층 친숙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 공공기관이 버추얼 IP를 주목하는 이유
공공기관이 잇따라 버추얼 그룹을 파트너로 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IP의 안정성'이다. 아티스트의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물리적 논란으로부터 자유롭고 24시간 콘텐츠 생성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공익 캠페인에서 가장 효율적인 자산이다.
또한, 이들이 증명한 '화제성' 역시 주된 선택 이유다. 플레이브는 미니 3집 'Caligo Pt.1', 싱글 '플뿌우 (PLBBUU)', 미니 4집 'Caligo Pt.2'로 이어지는 3연속 밀리언셀러 기록과 버추얼 최초의 해외 투어 등 압도적인 흥행 기록을 썼고, 오위스는 SBVA 주도 69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와 Mnet M2 등 디지털 채널 활약을 통해 대중적 가능성을 입증했다. 나이비스 또한 세계관 몰입을 앞세운 음원 활동으로 시장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즉, 이들은 검증된 팬덤 화력이나 화제성을 바탕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무결점 메신저'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 콘텐츠 중심의 한계…'현실과의 접점'이 과제
물론 이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현재까지의 캠페인은 대부분 디지털 콘텐츠(영상, 이미지, 챌린지) 생성에 국한되어 있다. 현실 사회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들과의 현장 교감이나 물리적인 연대, 그리고 Grassroots(풀뿌리) 운동과 같은 실천적 동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시점의 버추얼 아티스트는 기술적으로나 존재적으로 '콘텐츠 생성' 이상의 오프라인 영역, 즉 팬들을 넘어 일반 시민과 직접 부대끼며 사회적 공감대를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끌어내는 활동에는 제약이 따른다. 공익 활동의 핵심인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을 넘어선 물리적 소통의 벽을 어떻게 허물 것인가가, 버추얼 아이돌이 향후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인 셈이다.
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가는 "기술적 화려함은 찰나의 눈길을 끌 순 있지만, 우리 사회의 가치를 논하는 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대중을 단순 소비자가 아닌 동반자로 여기는 본질적인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단순 기술 과시를 넘어 시대의 온기를 공유하는 존재로 진화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