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호 켜진 췌장암 치료…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 개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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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호 켜진 췌장암 치료…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 개발 경쟁

폴리뉴스 2026-06-18 12:00:00 신고

40년 넘게 신약 개발의 난제로 꼽히며 '암 중의 암'으로 불려온 전이성 췌장암 치료에 새로운 서광이 비치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환자의 생존기간을 두 배 가까이 늘린 혁신 신약이 등장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전통제약사 및 바이오 기업들의 개발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췌장암 치료 패러다임 바꾼 '다락손라십'…ASCO서 기립박수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6)의 최대 화제는 미국 레볼루션메디신(Revolution Medicines)이 공개한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 '다락손라십'의 임상 3상 결과였다.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락손라십을 하루 한 번 경구 투여한 결과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이 기존 화학요법의 6.7개월에서 13.2개월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 직후 행사장에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ASCO에서 기립박수가 터져 나온 것은 지난 2022년 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끈 '엔허투'의 임상 3상 발표 이후 처음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ASCO 2026의 주인공은 단연 레볼루션메디신의 췌장암 3상 성공이다. 40년간 난제로 꼽혔던 RAS를 향해 인류가 큰 발자국을 내디딘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췌장암 치료약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CI=온코닉테라퓨틱스]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췌장암 치료약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CI=온코닉테라퓨틱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네수파립' 임상 순항

글로벌 시장의 뜨거운 열기에 발맞춰 국내 기업들도 췌장암 치료제 개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신약 개발 중심의 바이오 벤처뿐만 아니라 탄탄한 자금력과 인프라를 갖춘 국내 전통제약사들이 자회사 등을 통해 가시적인 결실을 보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가장 주목받는 주자는 전통제약사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다. 온코닉은 이번 ASCO 2026에서 차세대 이중표적 항암제 '네수파립'의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하며 토종 제약 기술의 저력을 보였다.

주요 임상 성과를 보면 기존 표준치료(젬시타빈+아브락산)에 네수파립을 병용 투여한 결과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인 완전관해(CR)가 40개월 이상 유지된 사례가 확인됐다.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4.2개월을 기록했다.

이 약물의 작용 기전은 암세포의 DNA 손상 복구를 담당하는 '파프(PARP)'와 암 성장에 관여하는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억제한다. 기존 PARP 저해제의 고질적 한계였던 내성 문제를 극복할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수파립은 이미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췌장암 희소의약품지정(ODD)을 받아 7년간 독점권 확보 및 개발 지원 혜택을 다져둔 상태다. 올해 3월에는 위암 분야에서도 ODD를 추가 획득하며 적응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전이성·진행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빅파마부터 K-바이오까지 후속 레이스…글로벌 속도전

국내 또 다른 바이오 기업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역시 항체신약 'PBP1510'을 들고 레이스에 참여 중이다. 췌장암 환자의 약 80%에서 과발현되는 췌관선암 과발현 인자(PAUF)를 표적으로 하며,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임상 1·2a상을 밟고 있다. 반면 췌장암 치료제 '폴리탁셀' 임상을 추진하던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자진 취하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은 전임상 단계 164개, 초기 임상 233개, 임상 3상 29개 등 수백 개에 달한다. 로슈, 노바티스, 화이자, 머크(MSD),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거대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췌장암은 복부 깊숙이 위치해 조기 진단이 어렵고 완치 목적의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15~20%에 불과한 대표적인 난치암이다.

미 레볼루션메디신이 쏘아 올린 신약 성공 신호탄과 국내 전통제약사·바이오 기업들의 맹추격이 난공불락이었던 췌장암 정복 시계를 더욱 빠르게 돌리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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