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마다 귓가에 울리는 모기 소리는 잠을 방해하는 우두머리 불청객이다. 모기향이나 스프레이를 켜면 냄새와 약품 노출이 염려되고, 모기장을 치면 사방이 막혀 답답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매번 화학 약품을 뿌리거나 밀폐된 망 속에 갇혀 잠드는 일이 꺼려진다면 가전기기의 위치를 조금 바꾸는 방법으로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 집에 누구나 한 대쯤 가지고 있는 선풍기 하나만 올바르게 조절해도 모기가 접근하는 통로를 차단할 수 있다.
모기의 느린 비행 속도와 선풍기 이중 차단 원리
모기의 비행 속도는 곤충 중에서도 몹시 느린 편에 속한다. 반면 선풍기가 뿜어내는 공기의 흐름은 그보다 약 10배 가까이 빠르게 설정할 수 있어 모기가 바람을 뚫고 전진하기 어렵다. 모기는 날개와 몸집이 워낙 작고 가벼워서 작은 기류 변화에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바닥으로 추락하거나 벽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모기는 눈으로 사물을 보기보다 코와 피부 감각에 의존해 사람을 추적한다. 사람이 숨을 내쉴 때 코와 입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피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땀 냄새, 몸에서 피어오르는 열기가 공기 중에 띠를 이루며 기둥 모양으로 퍼진다. 모기는 바로 이 냄새 안내선을 따라 이동하며 사람의 위치를 찾아낸다.
이때 선풍기를 틀어두면 방 안의 공기가 세차게 섞이면서 이산화탄소와 체열 기둥을 사방으로 사정없이 흩어 버린다. 결국 모기는 갈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물리적으로 비행을 막으면서 탐지망까지 망가뜨리는 이중 방어선이 생기는 셈이다.
취침 전 샤워와 발끝을 향하는 올바른 위치 조절
모기가 특히 좋아하는 체취 성분 중 하나가 땀 속에 섞인 젖산과 지방산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씻어 피부 표면의 노폐물을 없애면 모기가 사람을 감지할 확률이 뚝 떨어진다. 찬물로 샤워하면 잠시 후 몸에서 더 큰 열이 발생하므로 미지근한 물이 좋다.
씻고 나온 뒤 누웠을 때는 선풍기의 머리를 아래로 내려야 한다. 바람이 몸 위를 스쳐 지나가도록 맞추되, 특히 다리와 발 쪽을 집중적으로 향하도록 조절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모기는 천장 높이로 날기보다 바닥에 바짝 붙어 낮은 높이에서 비행하며 사람의 발목이나 종아리 부위를 먼저 공격하는 습성을 지녔다.
발바닥에는 냄새를 유발하는 세균이 많아 모기가 가장 먼저 달려드는 표적이 된다. 이때 발끝을 향해 바람을 밀어내면 모기가 다리 근처로 진입하는 길목이 막힌다.
야외 활동 공간에서의 배치와 설치 요령
이러한 원리는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 마당이나 캠핑장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전기를 연결할 수 있는 곳이라면 음식을 먹는 식탁 주변이나 텐트 입구에 기기를 배치하고 사람이 앉아 있는 방향으로 공기가 흐르도록 두면 좋다.
잠잘 때는 선풍기를 고정해 두지 말고 회전 기능을 켜거나, 아예 바람 방향을 침대 밑 벽 쪽을 향하게 돌려놓아야 한다. 벽을 맞고 튕겨 나오는 간접 바람만으로도 방 안 전체에 기류가 형성되어 모기가 비행 궤도를 잡지 못한다.
방충망 보수와 물고임 제거 등 환경 관리 병행해야
선풍기뿐만 아니라 환경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모기는 아주 작은 틈새로도 집안에 기어들어 올 수 있다. 창문 방충망의 찢어진 틈새를 스티커형 망으로 메워 실내로 들어오는 길목을 좁혀야 한다. 특히 창문틀 아래에 뚫려 있는 물구멍은 모기가 자주 이용하는 곳이므로 이곳을 전용 미세망으로 막아두면 좋다.
또한 모기는 고작 고인 물 한 숟가락 분량만 있어도 수백 마리의 유충을 번식시킬 수 있다. 따라서 베란다 배수구나 화분 받침대, 싱크대 주변처럼 물이 고이기 쉬운 곳을 바짝 말려 모기가 알을 낳을 만한 터전을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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