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26] 자유를 닫고 가치를 남겼다...'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블록체인 5년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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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2026] 자유를 닫고 가치를 남겼다...'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블록체인 5년의 결론

게임와이 2026-06-18 09:56: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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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DAY2 현장 / 게임와이 촬영
NDC DAY2 현장 / 게임와이 촬영

 

블록체인은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자유를 약속한다. 그러나 기업이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순간 이용자 자산 보호와 편의성, 규제 준수에 대한 책임이 뒤따른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이 충돌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할 수 있는 자유를 스스로 제한했다.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선택한 결정이 생태계 확장을 가로막고, 앞서 마련한 안전장치까지 무력화하는 역설에 직면한 것이다.

류기혁 넥스페이스 블록체인 총괄은 17일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26 둘째 날 발표 세션에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자유와 책임의 딜레마 - Permissioned 체인이 만든 역설'을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류 총괄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5년간 구축하고 1년 넘게 라이브 서비스로 운영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공유했다. 발표는 토큰 경제 설계보다 기업이 블록체인을 통해 어떤 가치를 추구할 수 있으며, 이를 실제 서비스 안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 투명성과 신뢰가 자유를 만들고, 자유가 확장을 이끈다

NDC DAY2 현장 / 게임와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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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총괄은 블록체인의 구조를 '투명성과 신뢰성, 자유, 확장'으로 이어지는 관계로 설명했다.

흔히 블록체인의 본질로 탈중앙화나 '허락이 필요 없는 참여'를 떠올리지만, 이러한 자유가 성립하려면 먼저 데이터의 투명성과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으며, 임의로 변경하더라도 그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데이터의 진실성을 운영사의 약속이 아닌 시스템으로 보장하는 구조다.

서비스의 규칙도 코드로 정의된다. 기존 게임에서는 운영사가 패치와 약관 변경을 통해 정책을 바꿀 수 있지만, 블록체인 서비스는 변경 가능한 영역을 사전에 코드로 공개하고 이용자와 신뢰 관계를 맺는다.

류 총괄은 이 같은 기반이 마련돼야 누구나 토큰을 만들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하며 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명성과 신뢰성이 자유를 낳고, 허락 없는 참여가 생태계 확장의 동력이 된다는 논리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기대하며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서비스 출시가 가까워지면서 블록체인이 약속한 자유는 기업이 감당해야 할 책임과 부딪히기 시작했다.

 


◇ 이용자 자산을 지키자 빌더의 자유가 줄었다

NDC DAY2 현장 / 게임와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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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문제는 'Approve'였다.

Approve는 특정 조건이 충족됐을 때 스마트 컨트랙트가 이용자의 지갑에서 자산을 이동할 수 있도록 사전에 권한을 부여하는 절차다. 자동이체와 비슷한 개념으로, 블록체인 기반 거래 서비스에서는 필수적인 기능에 가깝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도 이용자 간 거래가 체결되면 판매자와 구매자의 자산을 이동해야 하므로 해당 기능이 필요했다.

문제는 Approve가 자산 탈취에 악용되는 대표적인 경로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공격자가 정상적인 서비스처럼 위장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하고 이용자로부터 권한을 얻으면, 지갑 속 자산을 가져갈 수 있다.

개발진은 이를 막기 위해 NXPC와 아이템 등 자체 자산이 사전에 승인된 스마트 컨트랙트하고만 상호작용하도록 제한했다.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방식이다.

공격자가 별도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하더라도 운영사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이용자 자산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안전성은 높아졌다.

반면 외부 개발자와 빌더가 만든 서비스도 운영사의 검토를 거쳐야 했다. 생태계에 참여하는 개발자가 늘어날수록 분석하고 승인해야 할 스마트 컨트랙트도 함께 증가했다.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 블록체인의 자유를 줄이고 운영 비용을 키운 셈이다.

 


◇ 가스비를 없애기 위해 탈중앙화를 양보하다

NDC DAY2 현장 / 게임와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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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문제는 가스비였다.

블록체인에서는 토큰 전송과 NFT 발행, 거래 등 대부분의 행동에 가스비가 발생한다. 류 총괄은 최근에는 가스비의 금액보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이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기존 게임이라면 구매 버튼 한 번으로 끝날 거래도 블록체인에서는 가스비로 사용할 별도의 토큰을 준비해야 한다. 신규 이용자는 게임에서 재화를 얻고도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가스 토큰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계정 추상화나 메타 트랜잭션 등 기술을 통해 이 과정을 감출 수는 있지만, 결국 누군가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려면 서비스 제공자가 가스비를 대신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이용자의 가스비를 전액 부담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를 지속하기 위해 13개 노드를 직접 운영하는 퍼미션드 체인 구조를 도입하고, 검증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다시 이용자 지원에 투입하는 순환 구조를 설계했다.

누구나 검증자로 참여할 수 있는 퍼미션리스 체인의 외형을 유지하는 것보다, 이용자가 불편 없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편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결과 가스비 문제는 완화됐지만 블록체인이 중시해 온 탈중앙화의 일부를 양보하게 됐다.

 


◇ 퍼미션드 체인이 가져온 새로운 규제 의무

세 번째 문제는 스마트 컨트랙트 배포였다.

퍼미션드 체인을 선택하면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는 퍼미션리스 체인에서 보기 어려운 KYC와 AML 의무가 발생했다. 이용자 신원 확인과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지갑별 출금 한도를 관리하고, 자산 흐름과 이상 거래를 추적해야 했다.

퍼미션리스 체인에서는 하나의 운영 주체가 거래를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 특정 검증자가 거래를 거부하더라도 다른 검증자가 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13개 노드를 직접 운영한다. 거래 처리 조건을 관리할 수 있는 만큼, 규제를 준수하고 우회 경로를 막아야 할 책임도 운영사에 돌아왔다.

누구나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할 수 있도록 열어두면 출금 한도나 자산 추적 체계를 우회하는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었다. 개발진은 결국 스마트 컨트랙트 배포 자체를 제한했다.

문제는 세 가지 결정이 하나의 도미노처럼 연결됐다는 점이다.

Approve 해킹을 막기 위해 화이트리스트를 적용했고, 가스비 부담을 해결하려 퍼미션드 체인을 택했다. 퍼미션드 체인이 규제 의무를 불러오면서 스마트 컨트랙트 배포를 제한하게 됐다.

그러자 처음 마련했던 Approve 화이트리스트의 의미도 줄어들었다. 공격자 역시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할 수 없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린 다음 결정이 앞선 결정을 무력화했다. 블록체인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려던 프로젝트가 외부 개발자의 참여를 막고, 허용 여부를 일일이 검토해야 하는 구조에 도달했다.

 


◇ "AWS의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으면 되지 않았나"

류 총괄은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지 수없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라이브 서비스를 앞둔 시점에는 법무 검토와 KYC·AML 대응, 다중 서명, 세이프룸 운영 등 예상하지 못했던 업무가 늘어났다.

기업이 중요한 전자서명을 진행하려면 상위 권한자의 승인을 받고, 여러 인원이 통제된 공간에 들어가 금고에 보관된 장비를 꺼내 절차에 따라 서명해야 한다. 외부 빌더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새로 승인할 때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 수 있었다.

서비스 하나를 확장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자 "AWS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으면 되지 않았나"라는 회의감도 들었다.

류 총괄은 이때부터 질문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의 모든 자유를 유지하는 방법보다, 서비스 제공자가 지켜야 할 책임을 이행하면서도 블록체인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웹2 서비스의 절차와 규제를 비효율적인 것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축적된 장치로 받아들이게 된 것도 이 시기였다.

 


◇ 게임 간 활동을 연결하는 '인정의 인프라'

류 총괄이 다시 발견한 첫 번째 가치는 '인정의 인프라'였다.

가스비와 Approve, 스마트 컨트랙트 배포는 블록체인의 자유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처음부터 원했던 것은 모든 기능을 체인 위에서 처리하는 것 자체가 아니었다.

게임 A에서 이뤄진 활동이 게임 B에서도 인정받고, 크리에이터의 기여가 투명하게 기록되며, 여러 서비스가 하나의 회사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공동의 인프라 위에서 연결되는 환경이 목표였다.

블록체인은 서로 다른 게임과 서비스, 크리에이터의 활동을 교차해 인정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류 총괄은 이것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블록체인을 선택한 본질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퍼미션드 체인은 중앙 데이터베이스와 기술적으로 비슷한 결과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다만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중앙 시스템을 만든 뒤 블록체인을 덧붙인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블록체인 위에서 출발해 필요한 영역만 닫아온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봤다.

이미 불변성과 연속성,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갖춘 인프라 위에 서 있기 때문에 닫아둔 영역을 다시 개방할 여지도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 결제와 데이터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구조

두 번째 가치는 데이터와 결제가 같은 인프라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류 총괄은 코인베이스의 결제 프로토콜 x402를 예로 들었다. x402는 AI 에이전트나 서비스가 데이터와 API를 이용할 때 크립토 자산으로 소액을 결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그는 AI 에이전트보다 데이터 한 건을 필요할 때마다 소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용자가 모든 신문사를 구독하지 않고도 필요한 기사 한 건에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와 유사하다.

결제는 블록체인에서 처리하고 데이터는 외부 시스템에서 전달하면, 결제는 성공했지만 데이터 전송은 실패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두 시스템을 운영사의 약속으로 연결한 구조다.

반면 결제와 데이터가 같은 체인 위에 존재하면 두 행동의 성공과 실패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

류 총괄은 헤네시스 체인을 토큰 전송만 처리하는 네트워크가 아니라, 데이터와 결제가 같은 공간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라봤다. 지난 5년 동안 여러 게임 데이터를 체인에 기록해 온 작업의 의미도 이 관점에서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 책임은 모듈이 지고, 자유는 조합으로 연다

남은 문제는 외부 개발자가 생태계에 참여할 방법이었다.

퍼미션드 체인의 규제 의무를 유지하는 이상, 누구나 스마트 컨트랙트를 자유롭게 배포하도록 개방하기는 어려웠다. 모든 거래를 사후에 추적하더라도 외부 컨트랙트가 자산 한도와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은 남았다.

개발진이 찾은 해법은 'Action Module'이었다.

운영사가 안전성을 검증한 기능을 미리 제공하고, 외부 개발자가 이를 레고 블록처럼 조합해 서비스를 만드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모든 권한을 개발자에게 넘기는 대신, 검증된 API를 제공하는 구조와 비슷하다.

제어의 기준도 '누가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하는가'에서 '어떤 행동을 허용할 것인가'로 바뀌었다.

Action Module은 인증과 실행, 리소스, 정산 등 네 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인증 영역은 이용자 확인과 로그인, 서명을 담당하며, 실행 영역은 자산 이동과 거래 등 검증된 행동 모듈을 제공한다.

리소스 영역에서는 IP 관련 에셋을 제공하고, 정산 영역은 수수료 징수와 외부 개발자에 대한 정산을 처리한다.

외부 개발자는 토큰 전송 모듈과 아이템 전송 모듈을 조합해 마켓플레이스를 만들 수 있다. 자산 이동에는 이용자 서명이 필요하고, KYC·AML을 비롯한 규제 의무는 모듈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적용된다.

기존에는 빌더가 늘어날 때마다 운영사가 새로운 스마트 컨트랙트를 검토하고 승인해야 했다. Action Module에서는 사전에 검증된 기능을 반복해 사용하기 때문에 참여자가 증가해도 운영 부담이 같은 비율로 늘어나지 않는다.

류 총괄은 이를 "책임은 모듈이 지고 자유는 조합으로 연다"고 표현했다. 배포의 자유는 제한하지만, 검증된 행동을 조합할 수 있는 창작의 자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 블록체인의 문법보다 남겨야 할 가치

류 총괄은 5년의 구축 경험을 통해 블록체인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는 방식으로는 자유와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용자와 크리에이터가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에서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신뢰와 확장 가능성도 대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웹2의 법무와 규제, 이용자 보호 체계에서 필요한 요소를 받아들이면서 블록체인의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발표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도 블록체인이 모든 서비스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 시스템으로도 같은 기능을 만들 수 있지만, 오래된 구조와 이해관계 탓에 개선하기 어려운 영역에서는 블록체인이 변화를 시작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실물자산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 등이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게임에서도 블록체인이 의미를 가질 영역이 존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직 완전한 답을 찾았다고 확신할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NDC DAY2 현장 / 게임와이 촬영
NDC DAY2 현장 / 게임와이 촬영

 

류 총괄이 처음 던진 질문은 블록체인의 자유와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이 양립할 수 있는가였다.

5년 뒤 내린 답은 "양립할 수 있다"였다. 다만 누구나 모든 권한을 행사하게 하는 기존 문법을 고집해서는 도달할 수 없는 결론이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택한 길은 자유를 무제한으로 개방하는 체인이 아니다. 책임을 시스템 안에 고정하고, 그 위에서 이용자와 개발자가 다시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는 체인이다.

블록체인다운가를 증명하는 일보다 어떤 가치를 남길 것인지 결정하는 것. 그것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5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내놓은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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