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구성원의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 가계를 위협하는 이른바 '메디컬 푸어(Medical Poor)' 현상이 저소득층 가구에 집중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저소득층은 고소득층보다 지속적인 의료비 과부담에 노출될 가능성이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의료 안전망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한국사회보장학회 학술지 '사회보장연구'에 게재된 '과부담 의료비 경험 궤적에 따른 가구 유형과 영향 요인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국내 6,373가구를 대상으로 장기간 의료비 지출 실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구의 지불 능력 대비 의료비 비중이 40%를 넘는 '과부담 의료비 지속군'에 속할 가능성은 소득 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저소득층 가구는 고소득층 가구보다 과부담 의료비 지속군에 포함될 확률이 25.81배 높았으며, 의료비 부담률이 20% 이상인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도 12.1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의료비 과부담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존재 여부 ▲가구 내 돌봄 인력 유무 ▲가구 소득 수준 등을 꼽았다. 특히 노인이나 만성질환자가 있는 가구일수록 의료비 부담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소득층의 경우 실손의료보험 등 민간보험 가입률이 낮아 의료비 위험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건강보험 환급 등을 통한 의료비 부담 경감 효과는 소득 1분위가 0.8%로 5분위(0.1%)보다 높았지만, 민간보험 보장 효과까지 포함하면 상황은 달라졌다. 민간보험에 따른 의료비 경감률은 1분위가 0.5%에 그친 반면 5분위는 1.5%로 세 배에 달했다.
결국 저소득층은 공적 지원 혜택에도 불구하고 민간보험 보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실제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 규모가 커지는 악순환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의료비 과부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취약계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의료비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저소득층과 고령 가구에 대한 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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