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정치망 그물에 참다랑어(참치)가 넘쳐나고 있다. 한때 한 마리에 수백만원에 거래돼 '바다의 로또'로 불리던 참다랑어가 울진과 영덕 앞바다에서 쏟아지면서 경북도가 어획 쿼터를 긴급 확대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난 10일 하루에만 울진에서 190t, 영덕에서 43t이 잡혔다. 당일 어획량만 230t을 넘긴 것이다. 올해 경북도에 배정된 정치망어업 쿼터가 350t이었으니, 단 하루 만에 그 절반 이상이 소진된 셈이다. 경북도는 즉시 해양수산부에 추가 배정을 요청했고 지난 11일 정부는 정치망어업 쿼터를 520t으로 170t 늘렸다. 추가 물량은 울진 312.6t, 영덕 161.9t, 포항 43.4t, 경주 1.8t으로 나뉘어 배분됐다.
4년 만에 40배…달라진 동해 어종 지도
동해안에서 참다랑어가 이렇게 많이 잡히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년 전부터다. 포항·영덕·울진 일대 다랑어류 어획량은 2020년 25t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966t으로 불어났다. 4년 만에 40배에 가까운 증가다.
원인으로는 동해 수온 상승이 꼽힌다. 6월 기준 동해안 표층수온은 2001~2005년 평균 19.4도에서 2021~2025년 평균 20.4도로 20년 새 1도 올랐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참다랑어의 먹잇감인 정어리와 고등어 떼가 동해안으로 올라왔고, 이를 쫓아 참다랑어도 북상했다는 것이 경북도의 설명이다.
오징어와 붉은대게로 대표되던 동해안 어장은 이미 달라지고 있다. 묵호항에는 이달 들어 100㎏짜리 대형 참다랑어가 하루 50~100마리씩 들어오고 있다. 과거 소형 개체 위주로 잡히던 것과 달리 지난해부터는 대형 참다랑어가 주로 올라오고 있다고 어업인들은 전한다.
참다랑어 kg당 2300원까지 추락…공급 급증에 가격 폭락
물량이 쏟아지자 가격은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달까지 1㎏당 1만5000원 안팎에 거래되던 참다랑어 위판가가 최근 최저 2300원까지 내려앉았다.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면서 생긴 결과다.
지난해 7월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영덕 강구 연안에서 배정 쿼터 150t을 초과한 1400여 마리(181t)가 한꺼번에 올라왔지만 유통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상당량이 폐기됐다. 경북도는 올해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청도군의 참다랑어 전문 가공·수출 기업인 ㈜에스앤비인터내셔널, 강구수협, 강구정치망협회와 민관협력 유통체계 구축 협약을 맺었다. 선상 전처리부터 저온 위판, 초저온 냉동 보관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갖춰 대량 어획이 와도 즉시 수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원산업은 국내 연근해에서 잡힌 참다랑어를 직접 매입해 이마트·롯데마트·현대백화점·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국제 쿼터도 늘었지만…현장선 "아직 부족"
국내에 배정된 국제 쿼터도 확대됐다. 2024년 870t이던 국내 참다랑어 어획 쿼터는 2025년과 2026년 각각 1219t으로 늘었다.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가 태평양 참다랑어 자원량 회복세를 반영해 배정량을 늘린 결과다.
하지만 현장 목소리는 다르다. 조학형 울진죽변수협 조합장은 "동해안 참다랑어 자원과 어획량이 크게 늘고 있지만 현행 쿼터 배정은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어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조업하려면 쿼터를 합리적으로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참다랑어 쿼터 소진율은 현재 70.7%로, 울진이 81.9%를 기록하며 가장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영덕은 59.4%, 경주 34.9%, 포항 34.3%다. 올해 도내에서 위판된 참다랑어 금액은 12억 6000여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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