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를 가를 연례시장 분류 리뷰가 임박하면서 국내 증시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외환시장 개방 확대 등 시장 접근성 개선에 속도를 내며 12년 만의 관찰대상국 재등재를 노리는 가운데,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입 효과가 예상된다. 반면 선진국지수 내 비중 축소에 따른 자금 이탈과 단기 변동성 확대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18일(현지 시간, 한국시간 19일) ‘시장 접근성 평가’ 후 23일(현지 시간) ‘연례시장 분류 리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은 지난 2008년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지정됐으나 2014년 원화의 낮은 태환성, 복잡한 투자자 식별 시스템, 거래소 데이터 활용 제한 등 시장접근성 부족으로 해제된 뒤 현재까지 미지정 상태로, 이번이 12년 만의 재도전이다.
정부는 지난 1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발표하고 총력전을 펼쳐왔다. 로드맵은 2025년 기준 미흡 항목 6개를 중점으로 다루며 외환시장 선진화, 글로벌 표준 증권거래·결제 체계 마련, 투자자 등록 및 계좌개설 편의 제고, 공매도 규제 합리화, 영문 정보공시 개선 등 8대 분야별 추진과제를 제시하고 대부분 올해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 달부터 서울 외환시장의 달러·원 거래가 사실상 24시간 체제로 바뀌는 부분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지난달 29일 총회를 열고 7월 6일부터 중개회사를 통한 달러·원 외환거래 시간을 24시간 무중단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간 MSCI가 선진국 통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시장 접근성을 낮게 평가해온 핵심 요인을 전면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라면 이달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뒤 1년간 추가 제도 개선을 인정받아 오는 2027년 6월 선진국 편입을 결정지은 뒤 2028년 지수에 실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가장 많이 지적받았던 외환 거래 같은 경우 오는 7월 초부터 24시간 거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정부가 발표했고, 이 같은 변화가 반영되면 충분히 관찰대상국 리스트에 등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 역시 시가총액 6위를 달성하는 등 큰 규모로 확대된 만큼 편입 효과에 대한 기대감 역시 큰 상황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의 효과, 선결과제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에 최종 편입되면 국내 증시에 최소 50억달러에서 최대 360억달러에 달하는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순유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투자금 유입과 더불어 국내 증시 변동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신흥국 증시를 ‘고위험·고수익’ 시장으로 여기기에 투자자금이 급격하게 유입되거나 유출되는 경우가 잦지만, 선진국 시장에 편입되면 국내 증시 변동성도 한층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낙관론만 있는 건 아니다. 24시간 외환시장 개방과 MSCI 편입이 맞물리는 단기 과도기에는 오히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야간 시간대는 거래 참여자가 많지 않아 미미한 수준의 작은 거래만으로도 달러·원 환율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으며, 글로벌 거시경제 변수 등 외부 충격이 이 시간대에 발생할 경우 변동성이 증폭될 여지도 크다.
이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며 지수 내 한국의 비중이 대폭 작아지면서 오히려 패시브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한국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대만(26%)에 이어 가장 큰 비중(약 23%)을 차지하고 있는데, 선진국 지수로 이동하면 비중은 약 3.1%로 급감한다.
가톨릭대 경제학과 양준석 교수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초과할 때 리밸런싱을 위해 보유 주식을 파는 것과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던 펀드들이 한국 주식을 의무적으로 대거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여기에 선진국 편입으로 더 많은 외국 자금이 국내 시장에 유입되는 만큼, 지금처럼 상승세가 이어지는 동안은 문제가 없지만 상승세가 꺾이거나 하는 경우 더 큰 규모의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교수는 “글로벌 펀드들의 분산투자 규정도 변수”라며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단일 국가나 단일 업종에 대한 비중 상한을 내부 규정으로 두고 있어, 한국 시장이 좋아도 일정 비중을 초과하면 수익이 나는 주식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안정적 운용을 추구하는 펀드일수록 한 나라, 한 산업에 집중 투자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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