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상원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서버와 데이터센터 분야 인력 확보에 나서며 사업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경쟁이 단순한 반도체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시스템 설계와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최근 AI 메모리 솔루션 아키텍트(AI Memory Solution Architect)와 AI 시스템 엔지니어(AI System Engineer) 등 AI 설계 전문 인력 채용에 착수했다.
해당 직무는 차세대 AI 메모리 및 스토리지 솔루션의 아키텍처 설계, 메모리. 캐시 컨트롤러 개발, 시스템 인터커넥트 설계, FPGA 프로토타입 구축 등을 담당한다. AI 시스템 엔지니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공동 설계(Co-design), AI 워크로드 분석, 차세대 AI 메모리 성능 최적화 업무를 수행한다.
SK하이닉스는 별도 조직인 미국 AI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도 전략, 사업개발, 운영 분야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 직무는 전력 관리와 냉각 시스템, 액체 냉각(Liquid Cooling), GPU 클러스터 운영 등 AI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 전반을 담당한다.
업계는 이번 채용을 단순한 인력 보강이 아닌 사업 전략 변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에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공급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고객의 AI 서버 아키텍처를 직접 이해하고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통합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는 단순 메모리 제조업체를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시스템 전반을 이해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적 의지를 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메모리 성능 향상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고객이 구축하는 AI 서버 구조를 이해하고 시스템 차원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AI 인재 확보 방향에서 다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는 최근 AI 전략 리더, 비전 인텔리전스 책임자,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원 등 AI 핵심 인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AI 전략 리더는 멀티모달 AI와 에이전트 AI, 물리적 AI(Physical AI) 전략 수립을 담당하며, 비전 인텔리전스 책임자는 컴퓨터 비전과 멀티모달 AI 연구 조직을 총괄한다.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원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과 강화학습, 비전-언어-행동(VLA) 모델 연구를 맡는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과 웨어러블, XR 기기 등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물리적 AI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이 제기되고, 로봇 AI 스타트업 스킬드 AI에 투자한 것도 같은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인력 채용 전략이 AI 시장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접근법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SK하이닉스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내부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로봇과 스마트 디바이스 중심의 물리적 AI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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