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는 선택이다"…'새 시대' 선언한 워시號 연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인플레는 선택이다"…'새 시대' 선언한 워시號 연준

이데일리 2026-06-18 08:09:02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단상에 선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물가 안정(price stability)”이었다. 약 43분간의 기자회견 내내 이 단어를 열두 번 이상 반복한 워시 의장은 회견 말미에 “나는 수년간 인플레이션은 선택이라고 말해왔다. 맞다”고 단언했다고 CNBC는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빈 워시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 본부에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만장일치 동결, 그러나 ‘매파적 서프라이즈’

이날 FOMC는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했다. 시장 예상과 일치하는 결론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시장은 요동쳤다. 주요 주가지수는 급락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무려 14~16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 폭등했다. ‘동결’이라는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신호들이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핵심은 ‘점도표(dot plot)’였다. FOMC 위원 18명 중 절반에 달하는 9명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동결 또는 인하를 예상한 위원도 9명으로 정확히 반반으로 갈렸다. 중간값은 0.25%포인트 인상을 가리켰다. 금리 인하를 기대해온 시장 입장에서는 찬물을 뒤집어쓴 격이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번 FOMC 이후 트레이더들이 오는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7%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 회의 전까지만 해도 금리 인상 가능성은 12월에나 거론되던 시나리오였다.

◇점도표에 ‘도장’ 찍지 않은 의장

워시 의장이 자신의 금리 전망을 점도표에 제출하지 않은 사실도 파장을 일으켰다. “동료 위원들에게는 계속 제출을 권장했지만, 나 자신은 오랫동안 가져온 SEP(경제전망요약)에 대한 시각과 일관되게 투영치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 워시의 설명이다.

이는 표면상 겸손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의장의 영향력을 더욱 키우는 역설적 효과를 낳는다고 CNBC는 짚었다. 연준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미래 금리에 대해 침묵함으로써 나머지 위원들의 전망치 자체가 ‘불완전한 그림’이 되기 때문이다. 시장은 의장의 진의를 끊임없이 읽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연준 전략 수석은 “과거의 매파적인 연준 이사 워시가 그대로 돌아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5개 태스크포스, 조용한 혁명의 시작

워시 의장의 첫 회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조치는 5개 태스크포스(TF) 발족이다.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양적긴축) △데이터 소스 △생산성·고용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의 영향이 검토 대상이다. 연준 내부 직원과 외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며 외부 전문가 선정은 의장이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CNBC는 이 태스크포스가 ‘아무것도 안 하는 정부의 파란리본 위원회’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워시의 ‘변화 이론(theory of change)’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연준 의장의 권한은 이사회와 FOMC가 위임한 것에 그치기 때문에 워시는 외부 전문가를 활용한 논의 구조를 통해 동료 위원들을 설득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연준 이사들은 임기가 14년으로 해임이 어렵고,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도 독립적인 발언권을 갖고 있다. 글렌미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투자전략 수석은 “이번 발표는 연준이 정상 운영이 아닌 능동적 검토 상태에 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성명서도 크게 달라졌다. 전임 제롬 파월 체제에서 300단어를 넘기던 FOMC 성명은 이번에 130단어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워시 의장은 커뮤니케이션 TF의 결과물이 연말께 나오면 기자회견 방식과 의사록 공개 방식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스스로를 더 ‘조용한 기관’으로 만들겠다는 신호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는 가운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자회견이 TV 화면에 나오고 있다. 워시 의장이 올해 네 번째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와의 관계, 양날의 검

파월 전 의장과 극명히 다른 점은 또 있다. 워시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업고 임기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개 발언에서 워시에 대해 “원하는 것을 하라”, “완전한 독립을 줄 것”이라고 했다. 워시 의장도 이날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와의 주례 조찬 회동을 “부인할 수 없다”며 인정했다.

이 신임은 기회이자 위험이라고 CNBC는 전했다. 백악관이 요구하는 금리 인하와 반대 방향으로 가더라도 정치적 충돌 없이 운신할 공간이 생겼지만, 그 공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독립성 논란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 목표 2% 달성 가능한가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월 기준 연율 4.2%,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4월 기준 3.8%다. 연준의 목표인 2%와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워시 의장은 “2%라는 목표를 달성한 뒤에야 이 기준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목표 수정 논의 자체를 일축했다.

TS 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 글로벌 매크로 부문 대표는 “워시는 첫인상을 ‘개혁가’로 남기고 싶어한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올 연말에 드러날 것”이라면서 “연준 지켜보기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했다. 블랙록 채권 부문 책임자 릭 리더도 “오늘 FOMC는 미국 통화정책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커뮤니케이션 TF 결과가 나오는 연말, 그리고 10월 FOMC에서의 인상 여부 결정까지 시장은 워시의 침묵과 위원들의 발언 사이에서 의장의 진의를 해석하는 작업을 반복하게 될 전망이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