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AIA생명이 올해 1분기 투자 부문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 개선에 성공했지만, 보험 본업의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은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투자손익에 의존한 실적 개선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있으며 안정적인 손익 기반을 구축, 본업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IA생명은 지난해 7월, AIA그룹 지역총괄대표(RCE)인 피셔 장(Fisher Zhang)을 이사회 의장 겸 비상임이사로 선임하고, 네이슨 촹(Nathan Chuang) 대표의 연임도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한국 시장에 대한 관리 체계와 사업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결정으로 보고 있다.
AIA생명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539억원으로 2025년 동기(321억원) 대비 67.9%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426억원) 대비 66.0% 늘었다.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의 배경에는 투자손익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같은기간 AIA생명의 투자손익은 588억원으로 2025년 동기(243억원) 대비 142% 급증했다. 환율 상승 효과와 투자 포트폴리오의 효율적인 운용에 힘입은 결과다.
다만 보험손익은 119억원으로 2025년 동기(183억원)에 비해 5.%가 감소했다. 보험수익은 3143억원으로 2025년 동기(3071억원)에 비해 2.3%가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보험서비스비용은 28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289억원이 늘었다.
AIA생명의 보험손익이 위축된 데는 보험사가 예상한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발생한 비용 간의 차이인 예실차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AIA생명의 보험금 예실차는 -185억원으로 2025년 동기(-98억원) 대비 적자폭이 88.8%나 확대됐다. 사업비 예실차도 지난해 1분기 6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는 -56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자본건전성 지표는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은 193%로 2025년 동기(235%) 대비 42%포인트(p) 하락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계리가정 변경 등의 영향으로 가용자본 성격의 지급여력금액이 감소한 데다, 보장위험액과 해지위험액 증가,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에 따른 시장위험액 확대 등으로 요구자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무구조도 다소 약화됐다. AIA생명의 1분기 총 총자산은 19조3458억원으로 2025년 동기(19조6522억원)에 비해 1.6% 감소했다. 이는 금리 상승으로 채권 공정가치가 크게 감소한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같은기간 자본은 2조5886억원으로 2025년 동기(2조9233억원)와 비교해 1.5% 줄었다.
반면 부채는 16조7572억원으로 2025년 동기(16조7289억원)에 비해 0.2% 증가했다. 할인율 상승으로 보험부채의 공정가치는 감소했으나 환헷지 파생부채와 특별계정부채가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수익성 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11%로 전년 동기(0.67%) 대비 0.44%p 상승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16%로 전년 동기(4.34%) 대비 3.82%p 개선됐다. 반면 운용자산이익률은 5.22%로 지난해 같은기간(5.31%)과 비교해 0.09%p 하락했다. 영업이익률도 5.71%로 지난해 같은기간(6.91%)과 비교해 1.2%p 떨어졌다.
▲ 1분기 CSM 1조6082억으로 전년比 7%↑…보장성보험 확대·디지털 고도화
업계에서는 투자손익 개선만으론 실적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IFRS17 체제에서는 안정적인 보험손익 확보와 자본건전성 관리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AIA생명은 보험계약마진(CSM) 확대를 위해 사업 구조를 보장성보험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IFRS17 도입 이후 보장성보험의 구조적 강점이 부각되면서 관련 포트폴리오 확대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CSM은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미래 수익 창출 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았다. 보험사는 CSM을 부채로 인식한 뒤 계약 기간에 걸쳐 상각하면서 수익으로 반영한다. CSM 규모가 클수록 향후 안정적인 이익 창출 여력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AIA생명의 CSM 잔액은 1조6082억원으로 2025년 동기의 1조5026억원 대비 7%(1056억원)가 증가했다.
상품 경쟁력 강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수술특약으로 고액 첨단 수술 보장을 강화한 '(무)원스톱 더큰드림 암보험(갱신형)'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암진단과 치료, 회복을 위한 케어까지 보장하는 '(무)원스톱 프리미엄 암보험(갱신형)'을 선보이며 암보험 라인업을 고도화했다.
AIA생명은 최근 시니어 고객의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감액 없는 2대 질병 진단금은 물론, 치료비와 간병비까지 폭넓게 보장하는 '(무)뇌심 바로케어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는 AIA생명의 기존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통신 전용 상품으로 2대 질병 보장 가입 고객이 신상품 가입 후 뇌졸중 및 급성심근경색증 진단을 확정받을 경우, 감액 없이 진단금을 100% 즉시 보장한다.
디지털 앱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AIA생명은 고객 보험 관리 서비스 앱인 ‘AIA+(AIA 플러스)’의 전면 개편을 통해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서비스 전반을 재설계했으며 복잡한 보험 서비스를 보다 직관적으로 개선했다.
이외에도 AIA생명은 질병 치료 이전 단계에서도 고객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편했다. AIA 헬스케어 서비스는 보험 보장을 넘어 건강관리부터 치료·회복·가족 돌봄까지 아우르는 통합 헬스케어 프로그램이다.
이번 개편은 AIA생명이 고객들의 이용이 집중되는 핵심 기본 서비스인 ▲건강검진 우대할인 및 예약 ▲24시간 실시간 건강상담 ▲전문의 안내 및 진료 예약 ▲전화 심리상담 등을 중심으로 구조를 재정비하고, ▲간호사 혹은 요양보호사 병원 진료 동행 ▲ 간병인 지원 및 가정 간호 서비스 제공과 같이 치료 전후를 포함했다.
또한 AIA생명은 스마트 AI 메신저(Smart AI Messenger·SAM) 프로젝트의 핵심 기능인 ‘AICSR(AI CSR Assistant) 서비스’를 정식으로 공개했다. ‘AICSR’은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상담사가 고객 문의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능형 상담 어시스턴트다.
업계에서는 AIA생명의 실적 개선이 투자손익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보험손익 회복과 자본건전성 안정화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특히 AIA생명이 통신판매 채널 매출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보장성 상품은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판매 채널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GA 채널 확대도 기존 영업 체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FRS17 체제에서는 단순한 순이익 규모보다 안정적인 보험손익과 자본건전성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경쟁력이다"며, "AIA생명 역시 투자손익 중심의 실적 개선을 넘어 본업 경쟁력을 입증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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