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 중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 신분증 법안 통과를 조건으로 외국인 감시 관련 법률 서명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비앙레뱅에서 진행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양자 회담장에서 기자들에게 "유권자 ID 법안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FISA 승인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민주당이 선거제도를 악용해 부정투표를 자행해왔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주장이다.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해당 법안을 간주하며 공화당 의회 지도부를 향해 통과 압박 수위를 높여온 배경이기도 하다.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투표 시 신분증과 시민권 증빙 서류 제출 의무화, 군 복무·질병·장애·해외 체류 사유 외 우편투표 전면 금지 등이다. 아울러 여성 스포츠 종목 내 트랜스젠더 선수 참가 불허와 미성년자 대상 성전환 수술 금지 조항도 담겨 있다.
연방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민주당의 강력한 저항을 뚫기 위해 필리버스터 회피가 가능한 예산조정 절차에 이 법안을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맥도너 상원 의사규칙관이 의회 절차 위반이라고 판정하면서 시도가 좌절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맥도너를 강하게 비판하며 존 슌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에게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날 이른 아침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동일한 입장이 게시됐다. 유권자 신분증 법안과 FISA를 연계하겠다는 의지가 재확인된 것이다.
미국 정보기관이 법원 영장 없이 해외 거주 외국인의 이메일과 통화 기록 등을 통신사로부터 확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FISA 702조의 핵심이다. 지난 11일 하원 표결에서는 민주당 주도의 반대로 이 조항 연장안이 부결된 상태다.
별도의 파장도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 퇴임 예정인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후임으로 지명한 제이 클레이턴 뉴욕 연방남부지검 검사장에 대한 상원 인준 청문회를 취소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일 오후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일정을 돌연 미루겠다는 것이다.
이틀 뒤 공석이 되는 DNI 국장직에는 정보·안보 분야 경력 부재로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가 나오는 윌리엄 펄티 연방주택금융청장을 대행으로 유임시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클레이턴 후임으로 뉴욕 연방남부지검 검사장에 지명된 제이미 맥도널드 후보자의 인준이 완료되기 전까지 클레이턴 청문회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톰 코튼 상원 정보위원장(공화·아칸소)은 엑스에 글을 올려 "대통령이 불출석을 지시하거나 지명 자체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청문회는 예정대로 열린다"며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2시간여 뒤 게시된 후속 글에서 코튼 위원장의 어조가 바뀌었다. "대통령이 클레이턴에게 청문회 불참을 지시한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클레이턴 씨는 애국자이자 탁월한 자질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청문회가 연기된 점은 아쉽지만 조속한 시일 내 인준 절차가 재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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