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녁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벌어진 봉쇄 집회가 참가자 간 노선 충돌로 혼란을 빚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후 8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인원은 약 2천500명이며,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상 공원 내 체류 인구는 1만∼1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평일 저녁임에도 60대 이상이 19.8%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갈등의 도화선은 구호 차이에서 비롯됐다. 1-3 게이트 앞 주력 인파는 기존처럼 "부정선거 재선거"를 연호했으나, 체조경기장 앞 광장에 모인 청년 20여명은 부정선거 언급 없이 "재선거"만 외쳤다. 이를 문제 삼은 다른 참가자들이 오후 8시께 몰려와 "대진연이냐"며 따졌고, 청년 측은 "자유롭게 구호를 외치는 것을 막는 게 보수적 가치냐"고 반박하면서 대치가 2시간 넘게 계속됐다.
"윤 어게인"을 외치는 참가자들도 등장해 오후 5시께 주변 시위대의 제지를 받았으나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후 7시 20분께에는 한 유튜버를 향해 "좌파", "빨갱이"라고 외치며 밀치는 몸싸움이 발생했고, 해당 유튜버가 자극을 유도한다며 경찰에 퇴거를 요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오후 8시 20분께에는 푸른색 옷을 입은 사람에게 시비를 거는 참가자들로 인해 작은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종교적 색채도 한층 짙어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밤이 되자 원형으로 모여 찬송가를 틀고 통성기도를 올리며 "아멘"을 연신 외쳤다. 출입구 손잡이에는 청색 테이프가 여러 겹 감겨 있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이 부착돼 있었다. 성조기 무늬 가면을 착용한 남성 여러 명이 확성기로 애국가를 불렀으며, 성경책을 든 채 기도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남자아이 4명이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 태극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를 외치는 장면도 목격됐다.
2-1 게이트 앞에서는 전날 체육단체 진입을 홀로 저지한 여성 참가자가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 다르크)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영웅시됐다. 물을 나눠주던 한 남성은 "그분이 부정선거 증거 보전에 큰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1-3 게이트의 한 남성 참가자는 "어제 협의 당시에는 문을 열어주는 게 맞았다"며 "방송 카메라로 내부 투표함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다른 의견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 천준호·전용기·임오경 의원이 현장을 방문했으나 10분 만에 퇴장해야 했다. 오전 10시 50분께 핸드볼 선수 출신인 임오경 의원 등이 2-1 게이트 인근에 접근하자 시위대가 에워싸며 "나가라"고 야유를 보냈다. 천준호 의원은 "선거관리 제도 개혁 관련 국정조사를 여야가 함께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하러 왔다"며 "참정권 관련 목소리는 존중하지만 체육단체 활동을 막는 불법 행위는 용납되기 어렵다"고 밝혔으나 호응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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