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17일 오후 (현지시간) 프랑스를 떠나 한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지난 9일 유럽 순방길에 오른 이 대통령은 벨기에, 이탈리아, 교황청, 프랑스 등을 방문하며 8박 9일의 일정을 소화했다.
순방 기간 내내 빠지지 않고 거론된 주제는 단연 북한 문제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EU와의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러시아 군사 지원 △핵보유국 지위 인정 불가 △인권 상황 개선 요구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모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사안으로 꼽힌다. 특히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우리 정부가 공개적으로 비판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급적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남북 대화 국면을 이끌어내려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왔다.
북한은 지난 13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을 두고 “평화의 가면을 내던졌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의 한국 정부 입장에서 더 나아간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EU가 조금 더 강경한 의견들을 갖고 있긴 하지만, 성명에 반영된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취해온 입장”이라며 “혹자는 우리가 북핵 문제에 대해 강경한 원칙을 밝히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언급하는 것은 상충하는 일 아니냐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비핵화와 평화 정착은 동시적인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교황청에서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교황청 주최로 내년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 때 레오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한 대화 재개와 화해 차원에서 (방북 가능성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의 면담에서도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다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원장에게 남북 관계가 단절돼 있지만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 다양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의 성 밖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 미사’ 기념 연설에서도 남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해 선제적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를 세계 평화의 선순환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는 희망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가겠다”며 “정전 상태를 넘어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순방 기간 국내에서 열린 26주년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에도 이 대통령은 메시지를 보내 “국민주권정부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어가고 있다”며 남북 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16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남북 관계의 근황을 물었고,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전쟁을 해결한 것처럼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화답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한국 대통령이 교황을 만나거나 주요 정상들과 회담할 때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외교 의제”라면서도 “이번 순방에서 이 대통령이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잇달아 북한 문제를 언급한 것은 한반도 평화 의제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관련국들의 역할을 요청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