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내 8번째 외국 대사관…소말리아·팔레스타인 반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리카의 미승인 국가였던 소말릴란드가 이스라엘로부터 국가 승인을 받은 지 6개월 만에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열었다.
이에 대해 소말릴란드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자국의 일부로 보는 소말리아는 주권 침해라며 반발했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점령된 도시에 대사관을 개설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17일(현지시간) 소말릴란드 외무부에 따르면, 압디라흐만 무함마드 압둘라히 소말릴란드 대통령은 지난 15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자국 대사관 개소식에 참여했다.
압둘라히 대통령은 대사관 개소에 대해 "역사적 이정표"라며 "커지는 소말릴란드의 국제적 입지와 이스라엘과의 강한 동반자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소식에 참석한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소말릴란드 대사관이 예루살렘에 개설한 8번째 외국 대사관이라며 "소말릴란드의 용감하고 중요한 결단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사르 장관은 특히 예루살렘을 "우리의 영원한 수도"라고 부르며 "위상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요르단의 일부였던 동예루살렘을 장악한 뒤 서예루살렘과 병합했고 1977년 예루살렘을 수도로 선언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가는 예루살렘이 자국 수도라는 이스라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8년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고, 이후 과테말라, 온두라스, 코소보, 파푸아뉴기니, 파라과이, 피지 등 7개국이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이전·개설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른바 '소말릴란드 대사관'이 점령된 도시 예루살렘에 개설됐다"며 "국제법과 관련 국제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 성명을 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소말리아 정부는 소말릴란드와의 외교관계 수립 자체가 자국 주권에 대한 침해이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소말리아 외무부는 16일 성명에서 "소말리아 정부만이 국제관계에서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유일한 합법적 권한을 가졌다"며 "소말리아 정부의 승인 없이 분리 지역과 맺는 어떠한 정치·외교 관계도 국제법상 불법이며 정치적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말릴란드 외무부는 "1991년 적법하게 주권을 회복한 이후 소말리아의 통치를 받고 있지 않다"며 "실패한 정부의 적대적이고 잘못된 성명"이라고 반박했다.
소말리아 북서부 해안 지역에 있는 소말릴란드는 1991년 소말리아에서 시아드 바레 당시 대통령이 축출되자 그 틈을 타 독립을 선언했다.
소말릴란드는 소말리아가 20년간 내전에 휘말리자 자체 군대와 화폐를 갖추고 대선을 포함해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며 독자적으로 정부를 운영해왔지만, 소말리아와 국제사회는 그동안 소말릴란드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소말릴란드를 주권 국가로 승인하고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한편, 모하메드 유세프 알리 소말릴란드 국방장관은 17일 텔아비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소말릴란드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알리 장관은 그러한 협상은 진행되지 않았으며 현재 소말릴란드에 이스라엘군도 주둔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스라엘이 소말릴란드 군과 경찰의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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