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리필의 날, 다시 채워 쓰는 뷰티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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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리필의 날, 다시 채워 쓰는 뷰티가 뜬다

마리끌레르 2026-06-17 19:45:26 신고

3줄요약

비우고 다시 채우는 ‘리필 뷰티’가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계 리필의 날의 탄생

화장품을 다 쓰면 곧바로 새 제품을 사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 하지만 최근 뷰티 업계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주목 받고 있는데요. 기존 용기는 그대로 두고, 내용물만 다시 채워 사용하는 리필(Refill)이 그 주인공입니다. 매년 6월 16일은 세계 리필의 날(World Refill Day)입니다. 영국 환경 단체 ‘시티 투 씨(City to Sea)’가 일회용 포장재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글로벌 캠페인으로, 핵심 메시지는 간결합니다. “Refill, not landfill”. 매립지에 버리는 대신 다시 채우기를 제안하는 것이죠. 텀블러에 물을 리필하자는 출발한 캠페인은 이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전반에 맞서는 글로벌 행동의 날로 성장했습니다.

전 세계 해변에서 수거되는 쓰레기 중 테이크아웃 용기가 상위 10위권에 든다는 사실이 이 움직임의 절박한 배경인데요. 뷰티 업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쿠션과 스킨, 향수 하나를 살 때마다 생기는 유리병과 플라스틱 용기는 그 무게만큼 환경에 부담이 되곤 하죠. 이 지점에서 뷰티 브랜드들이 행동에 나섰습니다. 로레알 그룹은 매년 세계 리필의 날을 맞아 글로벌 리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올해 역시 랑콤, 키엘, 프라다 뷰티, 입생로랑 뷰티 등 주요 브랜드들이 참여해 리필 제품을 소개하며 ‘다시 쓰는 뷰티’의 가능성을 제안했습니다. 세련되고 편리한 경험으로 재해석된 리필이 과연 새로운 소비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죠.

랑콤, 오래 쓰는 럭셔리의 시작

리필 뷰티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는 단연 랑콤입니다. 대표 제품인 제니피끄 얼티미트 세럼을 시작으로 레네르지 크림, 압솔뤼 롱제비티 크림 등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제품들이 리필 라인업에 포함되어 주목 받고 있는데요.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마치 커피 캡슐처럼 처음 구매한 본품 용기는 그대로 두고, 내용물만 담긴 리필 제품을 다시 채워 사용하는 방식이죠. 소비자는 익숙한 용기를 계속 사용하면서도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고, 브랜드는 포장재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새 제품을 매번 구매하는 것보다 리필을 선택할 때 플라스틱은 25%, 유리는 67%까지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오래 사용할수록 환경과 지갑 모두에 도움이 되는 셈이죠.

키엘, 가장 일상적인 리필 뷰티

리필 뷰티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키엘은 이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브랜드의 대표 제품인 울트라 훼이셜 크림은 리필 팩 형태로도 판매되는데요.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용기는 그대로 보관해 두고, 내용물만 담긴 대용량 리필 파우치를 구매해 직접 채워 사용하는 것. 얼핏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큽니다. 50ml 용기 기준 리필 파우치 한 개를 사용할 경우 플라스틱 사용량을 61% 줄일 수 있는데요. 같은 용기를 세 번 다시 채워 쓸 경우, 절감 효과는 94%까지 높아집니다. 버려지는 용기를 줄이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현실적인 방법이죠.

소비자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로레알에 따르면 지난해 리필 제품의 프로모션 기간 동안 키엘과 랑콤의 매출은 전월 대비 최대 1000% 성장했는데요. 환경을 생각하는 선택이면서도 본품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죠. 매일 사용하는 보습 크림이라는 익숙한 제품군을 통해 키엘은 리필을 특별한 실천 대신 자연스러운 소비 습관으로 연결한 것입니다.

프라다 뷰티, 럭셔리 향수의 새로운 공식

리필 뷰티는 이제 스킨케어를 넘어 향수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향수는 아름다운 보틀 자체를 소장하는 즐거움이 큰 카테고리죠. 프라다 뷰티는 이 점에 주목해 리필 가능한 향수 파라독스(Paradoxe)를 선보이며 럭셔리와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시그니처인 삼각형 로고에서 영감 받은 보틀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내용물만 교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죠. 이는 향수가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하나의 오브제로 여겨진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마음에 드는 보틀을 버리는 대신 오래 간직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프라다 뷰티가 이야기하는 리필은 단순히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환경 캠페인에 머물지 않습니다. 오래 사용할 가치가 있는 디자인,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구조 그리고 책임감 있는 소비가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된다는 점에 주목하죠. 리필이 더 이상 실용적인 선택에 머물지 않고 럭셔리 브랜드의 새로운 경험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입생로랑 뷰티, 영원히 간직하는 향수

입생로랑 뷰티 역시 리필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제안하며 향수 리필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이코닉 향수 리브르가 그 중심에 있죠. 비대칭으로 커팅된 보틀과 카산드르 골드 로고가 어우러진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향수를 넘어 장식품처럼 느껴지는데요. 다 사용한 뒤에도 쉽게 버리기 어려운 이유죠. 따라서 리필은 더욱 자연스러운 선택이 됩니다. 입생로랑 뷰티는 향수를 일회성 소비재가 아닌 오래 곁에 두고 사용하는 아이템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이러한 리필 철학은 향수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엉크르 드 뽀 쿠션 역시 튜브 타입의 리필을 선보이며 메이크업 카테고리까지 리필 사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죠. 좋아하는 패키지는 오래 소장하고, 내용물만 교체하여 사용하는 것. 입생로랑 뷰티가 제안하는 ‘다시 쓰는 것’의 방식은 지속가능성과 럭셔리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 있습니다.

리필 뷰티가 만드는 변화는 이제 시작입니다. 지속가능한 소비의 중요성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도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 리필을 선택하는 것은 더 이상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보틀과 케이스를 더 오래 간직할 수 있죠. 세면대 위 빈 용기를 다시 들여다 보는 것이 어쩌면 리필 뷰티를 향한 가장 쉬운 첫걸음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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