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대중음악 시상식인 미국 그래미 어워즈가 ‘아시아 팝’ 부문을 신설한다. 최초 수상자(팀)로 강력하게 거론되는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스포츠동아 허민녕 기자]
세계적인 대중음악 시상식인 미국 그래미 어워즈가 ‘아시아 팝’ 부문을 신설한다. 영미권 음악 중심의 심사 기조를 띄며 ‘시대착오적’이란 비판을 받아온 그래미가 케이(K)팝 등 아시아 음악의 글로벌 영향력을 ‘결국 인정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한국시간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초 열리는 제69회 시상식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의 신설이었다. 그래미는 해당 부문 후보 자격에 대해 “단일 또는 그 이상 아시아 언어를 ‘가사로 사용한 곡’에 한한다”고 전제했다.
미국 현지 매체는 ‘아시안 팝’ 부문 신설을 두고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팝 아티스트가 그래미상을 거머쥘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방탄소년단 등이 빌보드 메인 차트 정상 등극, 월드 투어의 잇단 매진 등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도 유독 그래미 만은 수상에 난항을 겪었던 만큼, 이번 변화는 우리 음악이 끊임 없이 두드려 이뤄낸 ‘기념비적인 균열’이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로제는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노래 ‘아파트’로 제6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상’,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상’ 등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
이와 대조적으로 해당 부문 신설을 둘러싼 일각의 다소 복잡한 시선도 감지된다.
아시아권 아티스트가 그래미에 진입할 수 있는 안정적 통로가 생겼다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 반면, 과거 ‘라틴 팝’처럼 이들을 주요 본상(General Field)에서 격리하려는 일종의 ‘게토화’ 시도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케이팝의 그래미 도전사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으로 3년 연속 그래미 후보에 오르며 본격화됐다. 연초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로제의 ‘아파트’,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이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며, 케이팝이 ‘주류’ 영역에 완전히 진입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골든’을 부르고 쓴 이재는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거머쥐며 케이팝 역사상 최초의 그래미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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