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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레빈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힘의 시대, 문명의 재편: 누가 신세계를 설계하는가’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제기되고 공개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위원회를 갖추고 효율적이고 독립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 명의 정책 결정자가 모든 판단을 내리면 실수나 편향이 발생할 수 있고,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정책 독립성을 보호하는 것이다.
레빈 교수는 “통화정책은 정부나 병원, 인공지능(AI) 기업과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영역”이라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중요한 것은 다양한 시각이 충분히 논의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견이 숨겨지는 구조는 투명성과 책임성, 공공 신뢰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레빈 교수는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2021년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상승하는 과정에서 연준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봤다. 당시 연준 내부에서 물가 상승 위험을 둘러싼 활발한 논쟁이나 반대 의견이 충분히 제기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위원회 전체가 비슷한 시각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레빈 교수는 “사회과학에서는 이를 ‘집단사고(Groupthink)’라고 부른다”며 “모두가 진정성을 갖고 의사결정에 참여했지만 중요한 위험 신호를 놓친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반대 의견이 필요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어디로 향하는지,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에 대한 다른 시각이 더 적극적으로 논의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레빈 교수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제기되고 공개적으로 논의하며 서로 다른 견해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중요하다고 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현 상황에서 중앙은행 역시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레빈 교수는 “중요한 것은 모두가 같은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라 당시 주어진 정보 안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국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효과적인 통화정책위원회 운영과 독립성, 투명성, 책임성은 모든 중앙은행이 추구해야 할 공통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레빈 교수는 최근 통화정책위원회 운영 방식을 개편한 뉴질랜드 중앙은행 사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위원들이 서로 다른 견해를 자유롭게 제시하고 필요할 경우 표결을 통해 결정하며 개인 의견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도록 했다”며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관점을 존중하면서도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레빈 교수는 “각국은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 정치제도를 갖고 있어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효과적인 통화정책위원회 운영과 독립성, 투명성, 책임성은 모든 중앙은행이 추구해야 할 공통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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