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부터 팬덤까지…카드사의 진짜 경쟁은 고객 '지갑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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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부터 팬덤까지…카드사의 진짜 경쟁은 고객 '지갑 선점'

비즈니스플러스 2026-06-17 16:24: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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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와 신한카드 'SOL트래블 체크'. / 이미지=각 사 홈페이지
(왼쪽부터)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와 신한카드 'SOL트래블 체크'. / 이미지=각 사 홈페이지

 

해외여행부터 K팝 팬덤 소비까지 카드사들의 경쟁 무대가 넓어지고 있다. 과거 할인 혜택과 회원 수 확대가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고객의 소비 흐름 전체를 자사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지갑 선점'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거주자의 카드(신용카드·체크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61억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53억4600만달러 대비 14.2% 증가한 규모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여기서 거주자는 국제수지 기준 개념으로, 국내에 경제적 이해관계를 두고 생활하는 개인을 의미한다. 단순히 한국 국적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거주 외국인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해외 장기 거주 등으로 비거주자로 분류되는 경우는 제외된다.

또 한국관광공사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도 833만1000명으로 지난해 1분기(779만7000명) 대비 6.9% 증가했다.

이처럼 해외 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올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환전부터 현지 결제, 여행 편의 서비스까지 결합한 '트래블카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하나카드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는 해외여행 수요 확대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며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1000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환전액도 5조원대를 기록하면서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래블로그'는 외화 환전과 해외 결제를 연결한 서비스로 미국 달러·일본 엔·유로·영국 파운드 등 주요 통화 무료 환전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통화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해외여행객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쟁 카드사들도 추격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SOL트래블 체크'를 앞세워 해외 결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환전과 해외 결제, 해외 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를 기본 혜택으로 제공하며 전 세계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해외 대중교통 컨택리스 결제 할인 등 여행 과정 전반을 겨냥한 서비스를 담았다.

KB국민카드는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통해 여행 전후 소비까지 묶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 다양한 통화 환율 우대와 해외 가맹점·ATM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내 교통·맛집 등 여행 관련 소비 혜택도 결합했다.

현대카드는 해외 결제 편의성과 프리미엄 여행 서비스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애플페이에 해외 겸용 카드를 등록해 해외 컨택리스 결제를 지원하고, '더 그린 에디션3' 등을 통해 여행·해외 이용 적립과 공항라운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 경쟁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히 해외 결제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귀국 이후 소비까지 이어지는 고객의 전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전 기록, 항공권 결제, 숙박 예약, 현지 식음료 소비, 쇼핑 이용 패턴 등은 고객의 소비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데이터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고객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은 K팝 팬덤을 겨냥한 특화 상품에서도 나타난다. 카드사들은 팬덤을 단순한 소비 집단이 아닌 장기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미래 고객층으로 보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하이브와 협업한 '위버스 신한카드'를 통해 K팝 팬덤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해당 카드는 위버스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공연·앨범·굿즈 등 팬 활동과 연계된 혜택을 제공하며 팬덤 소비를 카드 결제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펼쳤다.

KB국민카드 역시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연계한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 확대를 통해 특정 브랜드와 팬층을 겨냥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 할인 혜택 제공을 넘어 특정 콘텐츠를 중심으로 형성된 고객의 반복 소비 패턴을 확보하고, 이를 향후 금융 서비스 이용으로 연결하려는 목적이다.

카드업계가 팬덤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소비의 연속성과 충성도 때문이다. 한 명의 팬이 공연을 관람하는 과정에서 음원 이용료, 앨범 구매, 티켓 결제, 이동·숙박, 식음료 소비까지 다양한 지출이 발생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소비 흐름을 데이터로 확보할 경우 고객의 생활 패턴을 분석하고 장기적인 금융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카드사의 경쟁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소비하는지 파악하고 이를 금융 서비스로 연결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 경쟁은 단순히 카드를 발급받게 만드는 것을 넘어 고객의 생활 영역 안에 얼마나 깊게 들어갈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여행과 문화 소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 접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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