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순이 지난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한 홍보물 모습. /'나는 솔로' 30기 옥순 인스타그램
유명 연애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의 얼굴이 하루아침에 성형외과 홍보물로 둔갑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달라진 비주얼의 비결'이라며 특정 병원의 시술 사례로 무단 도용된 것이다.
최근 ENA·SBS 플러스 예능 '나는 솔로' 30기 출연자 옥순은 자신의 SNS에 "제가 모르는 병원에서 제 얼굴로 자꾸 홍보하시는데, 이걸 어떻게 할까요?"라며 피해 사실을 알렸다.
병원 내부 홍보물에는 옥순의 사진과 함께 시술 효과를 암시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옥순은 해당 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적도, 사진 사용에 동의한 적도 없었다.
17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장현승 변호사는 이 사건을 두고 "단순한 무단 사용을 넘어 형사 처벌까지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예시 이미지일 뿐"이라는 병원⋯법조계 "명백한 기만행위"
병원 측은 종종 "방송에 공개된 얼굴을 단순 예시로 썼을 뿐, 우리 병원에서 수술받았다고 명시하지는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그러나 법적인 잣대는 다르다.
장현승 변호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30기 옥순, 방송 후 확 달라진 비주얼 비결'이라는 문구와 얼굴 사진이 함께 있으면, 그 병원 시술과 관련이 있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 시술받지 않은 사람을 마치 시술 효과 사례처럼 사용했다면, 의료법상 허위·과장광고나 표시광고법상 부당광고 문제도 검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민사상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장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먼저 내용증명을 보내 사진 삭제와 재사용 금지,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소송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권했다.
벌금 낼 각오로 사진 도용?⋯"홍보 이익이 배상액보다 커서 반복돼"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는 많았다. 가수 백지영의 수영복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한 성형외과는 법원으로부터 400만 원과 500만 원 배상 명령을 받았다.
일반인의 모발 이식 상담 사진을 빼돌려 지인에게 넘기고 허위 후기 24건을 올린 병원 직원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고 민사상 600만 원을 물어주기도 했다.
처벌과 배상 판례가 있음에도 병원들의 불법 도용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 변호사는 배상액 현실화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유명인 얼굴을 활용한 홍보 효과는 그보다 훨씬 클 수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나쁘게 말하면, '걸려도 몇백만 원 내면 된다'고 생각할 유인이 생길 수 있다"며 "단순 위자료가 아니라 병원이 얻은 이익이나 유명인의 광고 가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숨겨둔 조항, 조작된 후기, AI 가짜 사진⋯끝없는 꼼수
실제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더라도 사진 활용에 꼼수가 숨어있을 수 있다. 수술 동의서 틈에 작은 글씨로 '사진 활용 동의'를 끼워 넣는 경우다.
이에 대해 장 변호사는 "약관법에 따르면 이런 중요한 내용은 사업자가 고객에게 명확하게 설명하고 이해시킬 의무가 있다"며 "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조작이다. 환자 동의를 받았다고 해도 포토샵으로 결과를 부풀리거나 가짜 후기를 작성하면 사문서위조 및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실제 고객이 아닌 AI가 만들어낸 이상적인 가상 이미지를 '비포 앤 애프터' 홍보에 사용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장 변호사는 "이건 단순한 과장광고를 넘어서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실제 시술 결과가 아니라 AI가 만든 이상적인 이미지였다면, 충분히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단 도용과 조작의 덫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장 변호사는 "피해를 발견했다면 먼저 화면 캡처와 게시 주소, 날짜 등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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