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한국딥러닝이 글로벌 문서 AI 평가에서 다시 한번 세계 정상에 오르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초경량 모델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최신 AI 모델을 앞선 성과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딥러닝은 17일 글로벌 문서 파싱(Document Parsing) 벤치마크인 ParseBench에서 자사 비전언어모델(VLM)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문서 파싱은 문서 내 텍스트를 읽는 수준을 넘어 표와 이미지, 레이아웃, 구조 정보를 이해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최근 AI 에이전트와 기업용 업무 자동화 시장이 확대되면서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성과는 글로벌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LlamaIndex가 운영하는 ParseBench 평가를 통해 확인됐다. 해당 벤치마크는 보험·금융·공공 분야의 실제 문서 약 2,000페이지를 활용해 문서 이해 및 구조화 성능을 측정한다.
한국딥러닝은 이번 평가에서 76.4점을 기록하며 VLM 부문 1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Google의 제미나이 3 Flash Thinking High가 75.0점, OpenAI의 GPT-5.5가 67.8점을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세부 평가 결과다. 문서 내 구조와 시각적 배치를 이해하는 시각 구조 인식(Visual Grounding) 항목에서 한국딥러닝은 78.8점을 획득하며 참가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같은 항목에서 제미나이 모델이 기록한 59.8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내용 충실도(Faithfulness) 부문에서는 87.2점, 표(Table) 인식 부문에서는 85.6점을 기록하는 등 주요 평가 항목 전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이번 평가의 중심에는 한국딥러닝이 자체 개발한 문서 특화 비전언어모델 ‘KDL 프론티어(KDL Frontier)’가 있다. 평가에 사용된 ‘KDL-Frontier-Parser-nano’는 12억 개(1.2B) 파라미터 규모의 초경량 모델이다.
최근 글로벌 AI 시장에서는 수백억에서 수천억 개 파라미터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모델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딥러닝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모델을 통해 상용 빅테크 모델을 앞서는 결과를 내면서 효율성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은 수억 건 규모의 문서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 구조와 함께 'Near-Zero Hallucination(환각 최소화)'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AI가 문서 내용을 잘못 해석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생성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문서 레이아웃과 위치 정보, 항목 간 관계를 함께 분석하는 구조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문서 AI 시장에서는 정확성이 특히 중요하다. 금융, 보험, 공공기관 등에서는 잘못된 정보 추출이 업무 오류나 규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가 환각 현상 감소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딥러닝은 이미 지난 3월 글로벌 멀티모달 OCR 평가인 OCRBench v2 영어 부문에서도 세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에도 구글과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들의 모델을 제치며 주목받았다.
국내 적용 사례도 확대되고 있다. 회사는 현재 경기도청에 문서 파싱 솔루션 ‘DEEP Parser’를 공급해 HWP와 PDF 기반 행정문서를 AI 서비스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I 산업이 생성형 AI를 넘어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문서 이해와 정보 추출 기술은 기업 업무 자동화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벤치마크 성과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생산성 향상과 시장 점유율 확대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향후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동현 한국딥러닝 CSO는 “문서의 시각적·구조적 맥락을 사람이 이해하는 방식에 가깝게 해석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 왔다”며 “AI가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시대에 실질적인 경쟁력을 제공하는 기술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문서 자동화와 AI 에이전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딥러닝이 연이어 글로벌 평가에서 성과를 내면서 국내 AI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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