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자주 쉬고 갈라진다면 성대결절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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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자주 쉬고 갈라진다면 성대결절 의심해야'

이데일리 2026-06-17 15:16: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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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A씨(34세, 여)는 몇 달 전부터 목이 자주 쉬고 조금만 말을 해도 목에 이물감과 통증을 느꼈다. 최근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목소리가 왜 이렇게 갈라지냐”, “감기 걸렸냐”는 말을 듣는 일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단순 피로로 인한 증상이라 생각해 따뜻한 물을 마시며 버텼지만, 갈수록 고음을 내기 힘들어지고 일상적인 대화조차 버거워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A씨는 후두내시경 검사를 통해 ‘성대결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A씨처럼 목소리가 자주 쉬거나 갈라지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 교사, 강사, 상담원 등 전문적으로 음성을 사용하는 직업군뿐만 아니라, 노래방에서의 과도한 열창이나 큰 소리로 대화하는 습관을 지닌 일반인들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감기 증상 없이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성대 점막에 변형이 생기는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대는 우리가 말을 할 때 좌우 양측 점막이 서로 진동하고 마찰하며 소리를 내는 구조다. 하지만 과도하게 목소리를 쓰거나 무리하게 고음을 지르면 성대 점막에 지속적인 마찰 찰과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굳은살처럼 점막이 두꺼워지는 질환이 ‘성대결절’이며, 일시적인 강한 충격으로 성대 혈관이 터져 물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 ‘성대폴립’이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성대결절이나 폴립이 발생하면 양측 성대가 제대로 맞물리지 못해 틈이 생기게 된다”며 “이 틈으로 바람 빠지는 듯한 쉰 목소리가 나거나 소리가 거칠게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단은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정밀하게 진행된다. 일차적으로 후두내시경을 통해 성대 점막의 구조적 변화를 관찰하며, 필요한 경우 ‘후두 미세진동 검사(Stroboscopy)’를 시행한다. 이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성대의 고속 진동 패턴을 특수 빛을 이용해 느린 화면으로 관찰하는 검사로, 성대 점막의 운동 상태와 결절의 단단함 정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성대 질환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결절의 크기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증상 초기에는 성대를 쉬게 하는 ‘휴식(음성안정)’과 함께 잘못된 발성 습관을 교정하는 ‘음성치료’만으로도 상당 부분 호전될 수 있다. 위산이 역류해 성대를 자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약물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수개월간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결절의 크기가 커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의학적 개입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전신마취 후 입안으로 현미경을 넣어 결절을 칼이나 레이저로 잘라내는 ‘후두 미세수술’이 주로 시행되었으나, 최근에는 전신마취와 수술 흉터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을 위해 ‘성대 내 스테로이드 주사(경피적 성대 내 주입술)’가 효과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성대 내 스테로이드 주사’는 전신마취 없이 이비인후과 외래 진료실에서 국소마취 하에 시행된다. 의사가 후두내시경으로 성대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목 피부를 통해 성대의 병변 부위에 직접 스테로이드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강력한 소염 작용을 하는 스테로이드가 성대 부종과 결절의 크기를 빠르게 줄여준다.

이비인후과 전문 다인이비인후과병원 고운목소리 센터 배우진 센터장은 “성대 내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은 시술 시간이 10~15분 내외로 매우 짧고, 전신마취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없어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자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특히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성대 점막의 영구적 상처(반흔)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어 목소리를 섬세하게 써야 하는 환자들에게 만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또한, 배 센터장은 “목소리는 한 번 변형되면 원래의 맑은 음성으로 되돌리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목이 자주 쉬거나 갈라지는 소리가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된다면 이를 단순한 피로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목소리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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