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해 택배시키고 쌓아둬…공무원·통장·자원봉사자 청소
(군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분리수거용 쓰레기봉투 75ℓ짜리로 50개는 나온 것 같아요. 몇 년간 집에 그대로 쌓여 있었으니까…"
거동이 불편해 제때 쓰레기를 치우지 못한 위기가구를 지역사회가 함께 발견하고 주거환경 개선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17일 전북 군산시에 따르면 나운2동의 한 통장은 평소 안부를 확인하던 70대 주민 A씨가 사는 집에 쓰레기가 쌓여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 통장은 행정복지센터에 이 사실을 알리고 "집을 치워야 한다"면서 문을 열어달라고 A씨를 설득했다.
A씨는 집 안에 방치된 쓰레기들로 활동이 제한됐을 뿐만 아니라 건강마저 급격히 악화한 상태였다고 한다.
나운2동 행정복지센터는 긴 기다림 끝에 입주민의 허락을 받아 이날 오전 공무원과 통장들, 자원봉사자 등 20여명과 함께 A씨의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이들의 눈에 띈 것은 거실 가득 쌓인 택배 상자였다.
주방 역시 냉장고와 싱크대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페트병. 일회용 음식 용기, 비닐봉지 등 쓰레기가 차지하고 있었다.
목장갑과 고무장갑을 낀 손들이 분주히 집 안을 돌아다니길 2시간 30여분째.
숱한 쓰레기봉투가 현관을 빠져나가고 나서야 A씨의 집은 마침내 말끔한 모습을 되찾았다.
A씨는 "저장 강박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몸이 성치 않아서 집을 치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며 "저를 포기하지 않고 집까지 찾아와 준 통장님과 공무원, 자원봉사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소연 나운2동 복지지원계장은 "거주자분이 몸이 불편하셔서 택배로 물건을 자주 받으셨다고 한다"며 "쓰레기를 버리는 건 힘드니까 집에 놓아둔 게 2∼3년 동안 쌓여 혼자서는 치우기 버거울 정도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나운2동 통장들과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쓰레기를 치운 이후 청소용품으로 집 안 묵은 때를 다 벗기고 나서야 현관문을 나섰다.
남귀우 나운2동장은 "이웃을 포기하지 않고 돌봐준 통장님과 주거환경 개선에 힘을 모아준 자원봉사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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