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역할 강화하고 글로벌 사우스 발언권·대표성 확대해야"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속에서 중국이 유엔 중심 국제질서와 다자주의 수호를 강조하는 내용의 백서를 발간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구축: 중국의 이념·제안·행동'이라는 제목의 백서를 공개했다.
2만여자 분량의 백서는 현재 세계가 복합적인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질서와 유엔 중심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권 평등은 국가 간 관계를 규율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며 "국가의 규모와 국력에 관계없이 모든 국가는 글로벌 거버넌스 과정에 평등하게 참여하고 의사를 결정하며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법이 글로벌 거버넌스의 근본적 보장이며 다자주의가 글로벌 문제 해결의 유일한 길이라고 규정하면서 '일방주의', '일국 독주', '소수 국가 공동통치', '진영 정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중국이 미국의 관세 정책, 첨단기술 수출 통제, 동맹 중심 안보 전략 등을 비판하며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힌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서는 아울러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며 선진국의 개발 원조 및 기후 재원 지원 확대와 개발도상국 간 협력을 의미하는 남남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백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세계가 새로운 격변기에 진입했다며 다자주의, 국제규범,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유엔 창설 정신을 되새기고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며 "안전보장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안보리를 우회하는 일방적 행위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분쟁, 중동 정세 등을 거론한 뒤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각 당사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 휴전과 전쟁 종식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이와 함께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 무역체제를 수호하고 무역·투자 자유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 협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사우스의 발언권과 대표성을 확대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각국과 함께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글로벌 도전에 공동 대응하면서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구축과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