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텔레그램 차단은 전례 없는 조치…"임시방편" 비판도 제기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달 인도 의대 입학시험을 치르기 전 텔레그램을 통해 문제가 유출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나자 인도 정부가 재시험을 앞두고 이 소셜미디어(SNS) 접속을 1주일 동안 차단하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교육부 산하 국가시험관리청(NTA)은 오는 21일 '전국 의대 (학부) 입학 자격(NEET) 재시험'을 앞두고 텔레그램 메신저 접속을 오는 22일까지 1주일 동안 차단한다고 밝혔다.
인도에서 전례가 없는 이번 조치는 주권과 통합을 위해서는 온라인 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수 있게 허용한 '정보기술(IT) 법'에 따른 것이다.
NTA는 성명에서 "의대 입시 부정행위 조직들이 텔레그램을 조직적으로 이용했다"며 "이에 대응해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일 올해 NEET 시험을 앞두고 문제가 사전에 유출된 정황이 나왔고, NTA는 이를 무효화하고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의대 지망생들이 응시하는 NEET는 인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험으로 꼽힌다. 올해도 인도 전역 5천개 고사장에서 수험생 220만5천명이 응시했다.
인도 정부의 조치가 알려지자 텔레그램 창립한 파벨 두로프 최고경영자(CEO)는 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시험 문제를 유출한 이들이 아니라 1억5천만명이 넘는 인도 텔레그램 이용자들을 제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조치로 아무것도 막지 못했다"며 "(시험 문제) 유출은 단지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 옮겨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인도 뉴델리에 있는 '인터넷 자유 재단'도 "텔레그램 접속 차단은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불균형적인 대응"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NTA는 지난달 7일 부정행위 의혹과 관련한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 당국에 곧바로 신고했다.
인도 중앙수사국(CBI)은 경찰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수사 당국이 45명을 구금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예상 문제지에는 410개 문항이 포함돼 있었고 이 가운데 120개 문항이 실제 시험에서 화학 영역에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Z세대(1995∼2007년생) 온라인 단체인 '바퀴벌레국민당'(CJP)은 지난 6일 수도 뉴델리에서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2024년에도 의대 입학 자격시험이 끝난 뒤 보통 2∼3명에 불과한 만점자가 이례적으로 60명 넘게 나오면서 부정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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